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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디제이 Feb 22. 2020

선택의 순간과 결심의 순간

해피문데이 첫 공개채용에 부쳐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가만히 그 순간들을 돌아보니

각 선택의 순간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밖에서 봤을 때는 변한 게 없을 수도 있지만

그 선택을 지속하거나, 발전시키는 데

특히 더 중요했던 순간이 찾아왔던 것 같다.


이걸 결심의 순간이라 부르고 싶다.



2016년 7월인가 8월인가..여튼 그쯤 갑작스럽게 발생한 어이없는 상황 때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그간 쉼 없이 달려오며 축적된 피곤함이 밀려왔다. 갑자기 목적지를 잃은 경주마가 돼버린 것 같았다.


그 당시 내린 몇 가지 선택이 있었다.

1. 나에게 1년 정도 방학을 선사하자. 방학 동안에는 어떤 회사든 입사하지 않겠다.

2. 성공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자.


2번으로 시작했던 프로젝트는 '양질의 생리대 기부' + '초경 가이드북 만들기'였다.

생리대 유통업체도 만나고, 브랜드사도 만나고, 특허권자도 만나고, 공장도 만나고..

도움의 손길들로 가이드북을 만들기 위한 저자를 섭외하고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 거리던 중


나는 이 프로젝트를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래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리고 2017년 7월 혜은이와 (주)해피문데이를 공동창업했다.


그 뒤로도 참 많은 선택과 결심의 순간이 있었다.



혜은이랑 나는 서로를 공동창업자로 선택했다. 그 후 회사의, 개인의 여러 상황들을 지나오며 우리는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더 많이 알아가게 된다. 힘든 어떤 날은 그 선택이 버겁다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의 가장 약한 면을 보이게 됐던 어떤 날, 결심했었다. 어떤 약점이든 서로의 강점을 믿고 이 여정을 끝까지 함께 가보자고.


유해 물질 사태가 터져 정신없던 창업 초기 영원님이 찾아왔다. 해피문데이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그렇게 영원님은 해피문데이를 인생 첫 회사로 일 해보는 걸 선택했고, 우리도 영원님을 첫 멤버로 선택했다.

휴학과 병행의 시간을 거쳐 슈퍼루키는 졸업을 했고 멋진 마케터로 성장했다. 다 표현하진 않았어도 졸업이란 기점에서 수많은 고민과 선택지가 놓여 있었을 텐데, 영원님은 해피문데이와 더 길게 가기로 결심했다.


해피문데이 디자인 팀에는 멋진 두 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두 분 모두 파트타임 형태로 해피문데이와 일을 해보는 것을 선택했었다. 그 시기를 거쳐 두 분 모두 풀타임으로 합류하는 결심을 해주셨다.


해피문데이는 월경용품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페미닌 케어 서비스로의 지향점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월경관리 앱 헤이문 준비를 선택했다. 그렇게 CBT를 진행해가면서 우리는 이 월경관리 앱 서비스의 가치와 가능성에 보다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헤이문을 집중해 키우기로 결심했다.


그 결심의 연장선상에서

첫 공개 채용 페이지를 준비하고 오픈했다.


채용페이지 상세보기 ↓

https://join.happymooday.com




이 글은 솔직하게

당신이 해피문데이의 첫 공개 채용에 지원하는 걸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었다.


그 선택이 인연이 되어

페미닌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역량있는

동료를 또 만나고 싶다.




[epilogue]


선택의 순간 뒤에 결심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심의 순간은 쉽게 그냥 찾아오는 게 아니니까요.

그만큼 중요한 시기에 도달했거나

인생에서 깊은 걸 나누는 존재를 만났다는 것이라서요.


결심의 순간 없이

선택의 순간으로만 채워지는 삶은

마음은 편할 수 있어도 뭔가 아쉬울 것 같아요.


저는 창업을 하고 나서 결심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빈도가 높아졌어요.

이게 참 심적으로 괴롭다 싶을 때도 있긴 하지만

그때마다 한 걸음씩 성장하면서

삶에 깊이감이 더해지는 것 같아요.


경험적으로 결심이 어렵지

결심하고 나면 오히려 답은 찾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결심하는 순간에 결과는 알 수 없지요.

결과가 정해져 있다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선택의 순간에서는 엄청 어필할 때도 있지만

누군가가 결심의 순간에서 고민하고 있다 느낄 땐, 최대한 영향력을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결심의 몫을 대신 감당해줄 수는 없으니까요.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하고 싶어요.


결심의 순간에 잠못 이루는 누군가에도 작은 응원이 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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