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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 Aug 28. 2020

형님이 인연을 끊자고 했다.

3세 판의 게임은 끝났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왜 어머님은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일을 하실까?? 사돈에게 전화를 거는 것을 그리 쉽게 하실 수 있는 어머님이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위바위보도 3세 판이면 게임을 종료하듯, 나도 이제 어머님과 끝장을 볼 것이다!!

더 이상 참으면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전화벨이 울리고 어머님이 전화를 받으셨다.


싸늘한 어머님의 목소리..

어머니: 왜?

나: 어머님 왜 엄마한테 자꾸 전화를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어머님이 민준 씨한테 이야기하셨다면서요? 너희가 나한테 돈 달라고 그러는 거냐고요?

    어머님! 제가 언제 어머님께 돈을 달라고 했나요? 정말 너무 하시네요.

어머니: 얘가 지금 뭐 하는 거야? 너 나한테 따지는 거냐??

나: 어머님 따지는 게 아니고요. 왜 자꾸 엄마한테 전화를 거시냐고요? 이번이 3번째예요.

    왜 자꾸 엄마한테 돈 얘기를 하시나고요..

어머니: 내가 언제 돈 얘기했냐? 내가 너희 엄마한테 확인해볼까? 응?

나:....

어머니: 너희가 너희 엄마 아랫집에 들어가면 너희한테 전세 싸게 주는 거냐고 물어봤다. 그러니까 너희 엄마가 아니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랬다! 제 돈 주고 들어가는 건데 왜 그렇게 돈이 없다고 그러냐고! 했다! 너희 엄마가 그러더냐??? 내가 돈 얘기했다고... 내가 너희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련다..!!!      


뭐라고? 또 엄마한테 전화한다고? 나는 너무 두려웠다!!! 엄마는 내가 지켜주고 싶은 존재였는데, 또 엄마한테 전화를 한단다..


나: 어머니 다시 한번 저희 엄마한테 전화하세요.. 정말.. 저 못 살아요..  

어머니: 네가 지금 나한테 협박하는 거냐?   


이렇게 큰소리로 언쟁이 오고 갔다. 그리고 전화기 배터리가 다 되어 전화기가 끊겼다.     

그 뒤는 상상이 가는가??? 집이 난리가 났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내가 전화한 때가 하필이면 어머님이 아버님을 모시고 병원에 갔을 때란다. 나와 전화를 끊으시고 바로 어머님은 큰 형님한테 우시며 전화를 했단다. 나와의 전화 이야기를 하시면서 말이다.

그리고 며느리가 아버님의 병원 가는 날도 모른다고 하셨단다.


본인 자식들도 모르는 아버님의 병원 가는 날을 내가 왜 알아야 하는지.. 그러면서 어머님은 세인이 재활 가는 날을 아시는가? 어머님은 아들 생일만 기억하시지 손주들 생일한번 챙겨주신 적이 없다. 더욱이 큰아이의 생일은 본인의 생일과 같은 날! 틀린 건 어머님은 음력 생일! 아들은 양력 생일! 을 지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딸아이 생일은 크리스마날! 어머님의 자기중심적 생각을 들을 때마다 나는 숨이 탁탁 막혀온다.       


큰 형님은 바로 남편한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인연을 끊자고 하셨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풀이 죽은 상태로 아무 말도 없었다.

남편은 그저 나의 지랄 같은 성격을 원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남편은 그냥 좋은 것이 좋다고 참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남편을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했다. 본인도 중간에서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하지만 남편의 입장을 생각하고 헤아리기엔 나도 너무 지쳐있었다.


나는 더 이상 아무에게도 나를 이해해 달라고 하고 싶지 않다.

이제 그냥 될 대로 돼라 하며 자포자기를 하고 있었다.       

지옥과 같은 날은 계속되었다. 딸아이의 재활을 일주일에 세 번을 다녀야 하는 나는 지쳐있었고, 공동육아에서의 부모가 할 일은 참 많았다. 아무도 나의 이런 상황을 이해해주는 시댁 식구는 없었다.

그저 나를 원망만 할 뿐....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남편이 집에 오더니 “미선아.. 아버님한테 전화가 왔어.. 네가 좀 전화해주면 안 되겠냐고?”

‘아..... 아픈 아버님!!!!!!!’ 이 전화를 하셨다는 소리에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이 오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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