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편지지, 노란 봉투, 파란 글씨
안녕, 리.
너 언젠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
울다 지쳐 잠드는 날보다, 웃다 지쳐 밤새는 날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상처 주고….
그런 나날에 더는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으로 말했지. 눈으로 말했지.
너의 그 속, 깊은 어딘가에서 홀로 크게 외치고 있었지.
리, 너의 손 잡던 그 날.
내가 너의 손 잡고 정처 없이 걷던 그 날.
너는 웃고 있었어?
너는 울고 있었어?
해사한 네 웃음소리 듣고파, 웃는 얼굴이 보고파, 널 위해 준비했던 노래.
그 노랫소리에 너는, 너는, 너는….
리.
너는 기억하지 않아도 좋아.
나 언젠가 너에게 그렇게 말했지.
후회는 하지 않겠지만, 그리움은 간직해도 될까.
안녕, 리.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을 것 같다던 그 말.
다시 내 귓가에 속삭여 줄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