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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추억 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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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Oct 07. 2015

벚꽃, 가로등, 바람.

추억 하나.

밤중에도 세상의 온갖 소리를 담고 있는 듯한 도시의 밤거리를 뒤로 했다. 어둑어둑한 거리에 홀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로등 사이로 아직 차마 다 떨어지지 못한 벚꽃잎들이 흔들거렸다.


밤하늘엔 별이 하나, 두울, 세엣….


순간 불어오는 밤바람에 별인지 꽃잎인지 모를 것들이 흔들리며 머리 뒤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밤바람이 이젠 저에게로 선선히 불어온다.

손을 높게 뻗어 별을 잡으려 애쓴다.


허공에서 주억거려보는 손바닥 사이로,

꽃잎이 잡힌다.

별이 잡힌다.


손 안에 담긴 별빛에 비치는 하늘을 올려다 본다.

우리를 기억하는 건 우리일까?


내 손가락 사이사이 꽉 차 있던 너의 손가락이 맥없이 하나둘씩 풀려나간다.

안녕.


하늘은 여전히 높고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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