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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Feb 20. 2016

무제

사람을 미워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깨닫게 된 것은 그렇게 머나먼 때의 일이 아니다. 나른한 봄바람, 씁쓸한 풀내음, 잘잘한 물소리, 고요한 바람이 간질이는 그 감촉.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고… 그런 마음이 들게 되면 꼭 그런 아름다운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주변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갑갑하고, 슬퍼지고, 머리 속에 그려지는 엉성한 상상 속에서 혼자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그 수렁에서 빠져나와 내가 놓치고 있던 아름다움들이 너무나도 많았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용서'를 배우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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