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리뷰
클로이(키에라 엘런)의 하루는 위에 있는 잔여물을 깨끗이 제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나 찰나의 방심조차 치명적일 수 있는 그녀에겐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는 엄마 다이앤(사라 폴슨)이 있다. 학교를 가지 못하는 클로이를 위해 다이앤은 존경스러운 선생님이자 절친한 친구가 되어준다. 영원할 것 같던 둘 사이의 균열은 초록색 알약이 담긴 작은 약통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어머니 이름이 적힌 수상한 약통을 발견한 클로이. 평소와는 다른 이질감에 약에 대해 질문하지만 다이앤은 얼버무릴 뿐이었다. 그럴수록 의문은 점점 커져가고 클로이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에겐 그 흔한 스마트폰도 그나마 세상과 연결시켜줬던 컴퓨터조차 말썽이었다. 결국 그녀는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모르는 이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게 되고 기적처럼 약의 정보를 알게 된다. 하지만 분명 초록색이어야 될 약이 사실은 붉은색이었고 엄마의 거짓을 알게 된 클로이의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아니시 샤건티’ 존 조가 주연을 맡아 실종된 딸을 찾아가며 수많은 비밀에 맞닥뜨리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서칭>으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신인감독이 2년 만에 다시 극장을 찾았다. 일상적인 것이 낯설어지는 순간 만들어지는 공포를 다루는 그의 재능은 속편에서 또한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서칭>이 인터넷이란 무한한 공간 속에서 바늘 찾기라도 하듯이 진실에 다가갔던 반면 <런>에선 클로이에게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연결해가는 전작과는 전혀 다른 진행을 통해 다시 한번 색다른 서스펜스를 자극한다. <서칭>에서의 모니터란 한정된 프레임 안에서 진행되었던 독특한 서사 또한 <런>에 이르러 호러 장르가 흔히 사용하는 집이란 공간으로 확장되었지만 클로이의 활동에 제약을 걺으로써 긴장감을 유지하고자 한다. 장르적 특성상 <런>은 유령이 존재하는 호러 장르는 아니나 스크린을 자세히 들여본 이들에겐 그와 흡사한 소름을 선사할 장면들 또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