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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Sep 09. 2016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의 철학적 의의

차곡차곡 철학하기(칠편)

* 생각 좀 하고 살자는 마음으로 쓰는 철학 매거진

이 글은 청소년 때부터 사유해 왔던 '나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다. 철학을 전공했던 나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기도 하다. 물론 이 글이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되지 못하겠지만 최소한 '나'란 인간에 대한 질문의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함의가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나'라는 사람이 어떠한 정체성을 갖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다른 하나는 '나'라는 사람이 살아가야 할 의미를 묻는 일이죠. 또 다른 하나는 '나'라는 사람이 왜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기도 합니다. 하나같이 복잡한 문제들입니다. 따져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 우리는 이와 같은 고민들을 하며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러니, 인생에 단 한번, 딱 한 번만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도 손해는 아닐 테죠.

'나는 누구인가?'
=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라는 사람이 어떠한 정체성을 갖느냐 하는 문제는 한 인간으로서의 '독특함'에 관한 생각을 의미합니다. 다른 이와 구별되는 '나만의 특징', 요즘 말로 '유니크'한 거죠. 기행을 일삼는 예술가마냥 아주 특별한 특징을 가리키기보다는 내가 '나'라고 여길 만한 속성들을 가리켜 '정체성'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선대로부터 이어지는 정신적 유산, 공유하는 역사 의식, 특정 국가나 사회 또는 모임에 대한 소속감, 또는 자기에서 발견하거나 스스로 만들어낸 특징들을 모두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나'라는 사람이 살아가야 할 의미를 묻는 일이기도 합니다. 살아가야 하는 의미. 다시 말해, 왜 살아가야 하는지 묻는 것이죠. 인간에게 삶의 의미는 밥을 먹고 똥을 싸는 원초적인 문제만큼이나 중요하죠. '걍 밥 안 굶고 살면 되지.'라는 발언에도 삶의 의미는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의도가 담겨 있으니까요. 태어난 것은 본인의 선택이 아니지만 살아가는 것은 본인의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 선택을 위해 의미가 필요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 내가 살아가야 할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또한 '나'라는 사람이 왜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서 '삶의 의미'의 확장형이자 심화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 왜 살아야 돼?, 나 이렇게 살아도 돼?, 라는 질문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좀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엄밀한 의미에서의 철학적 질문으로 다룰 수 있죠. 왜 존재하게 되었을까,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 그야말로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이니까요. 삶의 많은 문제들이 철학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조금 투박하게나마 '나는 누가인가?'라는 질문을 세 가지로 좁혀서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나'. 즉 자아에 관한 문제는 복잡하고, 질문을 던진다고 해서 '나'에 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다만 이 질문을 통해 얻은 정체성은 그 사람의 삶의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데에서 그 중요성이 있습니다. 자아 정체성은 노력 여하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그 색깔도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에 심각함과 진지함의 정도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나'에 관한 질문은 평생토록 이어지죠.

'나'는 누구인가?
= 나는 왜 존재하는가?

'나'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일은 각자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환경의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인간은 의지를 지닌 동물이고, 이 의지를 통해 난관을 극복하는 존재이기도 하죠. 때론 그 난관이 개인의 능력 밖이라 이를 뚫고 갈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질문을 던진 이유는 분명,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싶고, 내가 '원하는 내'가 되고 싶어했기 때문이겠죠. 인간이 이 질문을 멈추는 순간, 그 인간의 성장 역시 멈추는 것이고, 그 정체성 또한 그대로 굳어지겠죠.

나란 누구인지 해답을 구하는 일도 중요하나 내가 왜 이 질문을 던졌을지 따져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삶의 의미를 실현하여, 더 나은 인간과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서겠죠.

내가 누구인지를 묻는 것은 곧 '존재의 확인'이고, 이는 이 세상에 두 발을 굳건히 딛고 살아가기 위한 동력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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