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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Jan 10. 2018

(전시 리뷰) 자코메티 전시_한가람미술관

실존주의의 예술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 교양 좀 살찌우자는 의도로 쓰는 문화 매거진


*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자코메티의 작품은 인간 실존의 존재론적 형상을 강렬한 질감으로 표현해 놓았다.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 인간이 죽는다는 것, 그것은 하나의 사실이나,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 인간이 죽어간다는 것은 하나의 실존이다. 인간은 자기 한계 내 존재이고, 그 한계 내에서 자기를 실현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며, 자기 실현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존재라는 20세기 실존 철학의 예술적 형상화라고 볼 수 있다.

마침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디뎌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

그렇다. 인간은 살아있는 한 어디론가 가야 한다. 어디론가 갈지 몰라 헤매는 동안에라도 인간은 어디로 가야할지를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할지 또 갈지 말지, 아니면 여기서 머무를지 모를 순간에 인간은 존재론적 한계에 부딪힌다. '내'가 살아있으나 '나'로서 살아갈 수 없다는 그 치명적 절망에 이르렀을 때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고도를 기다릴 수밖에.


* 한 마디 덧붙이면

작품을 한참 바라보다 보면, 그리고 작품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다 보면, 작품의 사람이 말을 걸어 올 것이다. 무슨 말을 걸지는 보는 사람의 태도에 달려 있다. 작품도 사람 보는 눈이 있을 테니. 그렇다고 특별한 것을 기대하진 말자. 아무 말 안 한들 어떠한가.


자코메티 전에서 구입한 수첩이다. 내지에도 저 형상이 새겨져 있다.

^엮인  : 파이널 포트레이트_스탠리 투치


by 김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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