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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Nov 23. 2020

브런치 5년, 구독자 5000명, 글 250개

나의 셀프 기념사

2015년, 브런치가 생겨나고 얼마 안 된 시점에 브런치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어언 5년이 지난 2020년, 5,000명의 구독자와 250개(발행하지 않은 것을 합치면 300여 개에 이른다)에 이르는 글을 썼다.


거의 매주 하나 이상씩 글을 쓴 셈이다. 5년 내내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첫 책을 내고 책이 너무 안 팔려 시작한 브런치였고, 구독자 1만 명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시작했지만, 그 시작은 참 어려웠다. 브런치를 한다 해서 책이 팔린다 장담할 수 없고, 브런치를 한다 해서 무엇이 달라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글쓰기가 재밌어서 가능한 일이었고, 글쓰기를 평생의 업으로 삼아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지 않음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평생 하나의 직업을 업으로 삼는 일이 점차 드물어지고 어떤 일을 평생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도 희귀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나의 다짐과 각오는 어쩌면 '너무나 20세기적인' 일일지 모른다.


처음 글을 올릴 때엔 참 어색했다. 어쩌면 낯선 자아와 만나는 느낌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에도 글을 써왔지만 브런치를 통해 만나는 결과물은 일상의 내가 겪는 경험과는 전혀 달랐다. 개인 블로그를 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다 쓴 글을 올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고, 그 낯섬을 오래도록 겪은 후에야, 비로소 나 역시 내 글에 서서히 익숙해질 수 있었다.


5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보람은 있었다. 예술플랫폼 ‘아트렉처’에 예술 관련 전시 리뷰와 아트 칼럼을 매달 한 편씩 연재하고 있다. 예술과 관련된 내 모든 글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예술가는 어떤 사람이고, 자신의 예술을 어떻게 표현하며,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보통 사람과 얼마나 다르며, 예술가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까?


그리고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두 번째 책은 '철학'이다. 그 중에서도 동양철학이고 그 중에서도 '도가'이고, 그 중에서도 '노자와 장자'이다. 제목은 <도가>(살림출판사 살림지식총서 591)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 책을 살 필요가 없음을 깨달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노자와 장자에 대해, 도가에 대해, 동양철학에 대해, 철학에 대해 한 발짝 다가가고 싶다면 읽기를 추천한다. 나름 아주 쉬운 언어로 친절히 소개해 놓았으니까.



그동안 브런치는 ‘김바솔’이란 이름으로 정착했다. 한동안 여러 이름(사색업자 또는 띵커벨, 물론 나랑 참 안 어울린다)으로 전전하다 그냥 ‘김바솔’이 되기로 했다. 예전부터 혼자만의 예명처럼 사용해오던 이름인데, ‘김바솔’은 나의 예술적 자아를 드러내는 부캐이다. 난 예술가가 특별한 사람이라기보다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사람이라 여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자신만의 수단으로 표현하고 형상화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지난 5년의 시간이 보람 있어 다행이다. 노력에 대한 대가이기도 하고. 2020년도 벌써 11월에 접어들었다. 2021년에도 많은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써야 할 책이 있고, 글이 있으며, 영상과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이런 창작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0'에 가깝지만, 정말로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의 나와 지금의 내 시간이 나는 좋다.




*블로그 바스락(홈피)

https://www.basol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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