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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노자와 장자, 아주 오래된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by 뽀시락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이 이야기는 기원전 500년경, 지금으로부터 2,500년이나 된 이야기이다. 어느 누군가는 ‘이야기’라는 말에 발끈할 수도 있으나, 난 이것이 충분히 ‘이야기’가 될만하다고 여긴다. 다만, 여느 이야기와 달리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많은 생각을 해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겠다).


그 시기 중국에는 유명한 두 사람의 도인이 살았다. 한 명의 이름은 ‘노자’였고, 다른 한 명의 이름은 ‘장자’였다. 노자는 머리가 허옇게 새어서 태어났다 하여 ‘늙을 로’자를 써서 노자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한마디로 ‘어르신’이다. 시대를 잘못 타고 나서 어르신이지 지금에 태어났다면 아주 ‘힙’한 사건이 되어있을 수 있지. 하얀 머리색을 갖고 태어난 아기! 물론 왕따를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장자는 성은 장, 이름은 주 이다. 그래서 장자라 부른다. 장자는 노자보다 더 유명하다. 재미 요소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는 거의 SF 장르이다. 고대 사람들에겐 SF 장르 이상의 핫 한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과 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유유자적하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솔깃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노자와 장자는 꽤나 유명한 사람들이다. 교과서에 꼬박꼬박 등장하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 들어왔을 사람들이다. 물론 기억이 안 나는 것까지야 어쩌겠는가. 그래서 지금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만일 기억났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도덕이나 윤리 과목을 충실히 시청했거나 수업시간에 적어도 아주 잠깐 잠에서 깨어있지 않았을까.


노자와 장자가 유명한 이유는 그들이 ‘도가’를 만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도가’란 ‘도’라는 개념을 중시했던 사상가 집단을 일컫는다. ‘가’란 일가를 뜻한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는 이에 대한 내용이다. 이쯤 돼서 읽기를 포기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한 번 귀기울여 보기 바란다. 그리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고 아주 재미없지도 않으니까. 2,500여년 전 이야기가 아직까지 살아남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테니.


노자와 장자에 붙은 ‘자’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그들을 높여주는 말이다. 오늘날 같으면 ‘노느님’ 또는 ‘장느님’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생각들을 펼쳐낸 사람들이었다. 삶엔 돈만큼이나 삶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노자와 장자의 이야기는 삶이 어렵거나 머리가 복잡한 순간에 작은 도움을 줄 것이다. 분명, 그들의 이야기는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가치가 있다. 이제 그 맛을 볼 차례다.


노자 도덕경 1-81장 완역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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