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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Mar 09. 2022

‘국민에,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그 의미

<대한민국 뜯어보기> 13

국민에,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전설이 되어버린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의 한 구절이다. 이 말엔 담긴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국민에 of the people’라는 개념은 국가 권력이 ‘국민에’ 의해 구성된다는 의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이 이것이다. 사회계약설을 그대로 옮겨놓은 이 구절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키주고 있다. 실제적으로도 국민은 국가 성립의 조건이기도 하다. 국가 성립의 3요소인 주권, 영토, 국민에서 ‘국민’이 바로 그것이다. 국민이 없으면 ‘국가’라는 실체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음으로 국가의 운영은 ‘국민에 의해 by the people’, 달리 말해, 국민의 뜻에 달려 있어야 한다. 물론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 국가 운영이 반드시 ‘국민에 의해’ 움직이지는 않는다. 이미 뽑은 정치인들이 그것을 도맡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 뜻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은 ‘선거’이다. 한 표가 갖는 의미가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 표가 모여 국가 운영의 향뱡을 결정한다(정치인들이 신경은 쓴다, 그래서 더 신경을 쓰게 해야 한다).


정부의 국가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 반면 현 정권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대로 지속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선거는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제도이다. 민주주의 시민은 선거를 통해 총칼을 겨누지 않고, 주먹을 쓰지 않고도 정권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대화와 토론이 발전하기 마련이다. ‘말’이 중요해진 것이다. 그만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언론이 국민의 인식을 전달하거나 바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을 하나의 권력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정치는 ‘국민을 위해 for the people’야 한다. 물론 정치인들은 늘 ‘국민을 위한’다는 말을 하지만 실제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은 드물다. 기본소득을 지급하거나 일자리를 만드는 것 등 국민을 위하는 일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정책들의 최종 목표는 결국 하나다. 바로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기본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만일 이 목적을 벗어나는 것은 무엇이 되었든 -천만금을 준다 해도(사실 주면 솔깃하겠지만)- 그것은 결코 국민을 위하는 일이 아니다.

주권을 행사하고 기본권을 실현하는 정치
그것이 진짜

한편으로 국민은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고 기본권을 실현하는 일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그것이 곧 국민으로서 갖는 의무이자 진정한 정치 참여이다. 이 의무는 마지못해 하는 의무가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다. 집을 가진 사람이 청소를 하고 수리를 하며 집을 가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집이 자기 소유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기 소유인 주권과 기본권을 빼앗기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그에 따른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민을 대표하는 지도자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고 기본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그런 여건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민주주의 체제를 해치지 않고 이를 지켜가며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지도자는 돈이 많거나 힘이 센 사람이거나 국민이 좋아할 것을 던져주는 사람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그 정신을 이어나가고자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선거철이 되면 늘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이 등장한다. 물론 난 여기에 속하고 싶지 않으나 어쩔 수 없이 속해 있다. 내가 이 나라를 떠나지 않는 한 이 나라에 살아가야 한다. 이왕 살 거라면, 내가 사는 곳이 조금 더 좋아지도록 노력하는 것도 괜찮겠지. 소크라테스가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인 것은 자기의 결백함과 떳떳함, 그리고 그가 태어나 살아왔던 아테네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에 있었다. 무엇보다 소크라테스가 지키려 했던 것은 아테네의 민주주의였다.



좀더 다듬고 보탰다.

https://www.basolock.com/politics-gettys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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