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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Apr 26. 2022

(전시 리뷰)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_한가람미술관

2022-04-08(금) ~ 2022-08-28(일)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회화의 죽음 뒤에 이루어진 개념 미술을 계승한 예술가 중 하나이다. 어려운 말이 두 개 나온다. 하나는 ‘회화의 죽음’이다. 이는 회화가 갖는 예술적 의미가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의아할 수 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회화가 존재하는데 왜 사라졌단 말일까. 20세기 초에는 그랬다. 사진과 영화가 등장하며 ‘사물의 재현’이라는 회화 본연의 의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개념 미술이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개념’을 미술의 소재 또는 주제로 이용한 것이다.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가 마르셸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이다. 개념, 다시 말해 컨셉 자체가 예술의 주제 또는 소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예술’이라 믿는 예술적 행위 또는 작품보다 이를 위해 머릿속에 떠올린 관념(생각)이나 미술 작품의 제작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일상의 소재 / 단순한 구성 / 선의 활용 / 색감의 대비

미술사적 의미를 떠나 보는 재미가 있는 전시이다. 매우 대비되는 색감으로 표현해 놓은 작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성을 충족시켜주지 않을까. 더욱이 대형 작품들이라 시각적 만족감이 더 크다. 물론 이것은 작가가 의도한 것이기도 하다. 크게 보면 다르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지나치는 것들의 아주 작거나 숨겨진 부분들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들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더 친근감이 있다. 스마트폰, 맥북(노트북), 공, 가방, 커피컵 등이다. 작가는 이런 것들의 배치와 재배치를 통해 인간이 사물에 대해 갖는 생각이나 의도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기를 시도한다. 이처럼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개념미술과 설치미술, 그리고 ‘언어’를 활용한(개념미술을 하는 그답게)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전시는 6개의 테마로 구성된다. Exploration(탐구: 예술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 Language(언어: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 도구, 글자), Ordinariness(보통 : 일상을 보는 낯선 시선), Play(놀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적 유희), Fragment(경계: 축약으로 건네는 상상력의 확장), Combination(결합: 익숙하지 않은 관계가 주는 연관성)이 그것이다.


오브제의 배치와 작품의 구상 (위) / 언어[글자]와 이미지들의 겹침 (아래)
예술이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이죠. 예술에서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이미 주위에 있는 것을 은유나 상징적으로 다루는 것이죠. 산문이 아닌 시라는 말입니다. 현대의 재앙이라면 바로 이 시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죠.
-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사진 촬영이 금지된 작품들이 많아 직접 관람을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사실 그런 작품들이 더 의미있다.]


예술은 공감이다 - in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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