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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Feb 15. 2016

고흐가 본 것은?

고흐 스타일, 그리고 햇살, 또 사물

카페 유리문으로 들어온 햇살에 비친 그림자가 마치 고흐의 그림 같았다. 그래서 고흐 스타일로 사진을 찍었고 그에 대한 감상을 적었다.
고흐의 정물처럼
카페 출입문과 그 앞에 놓인 화분, 그리고 길게 늘어선 그림자.
고흐가 본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아마
'있는 그대로'

그렇지 않고서야 그가 그의 그림을 그렇게 왜곡하고 변형하였을 리 만무할 테니.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여태 기하학적인 균형에 매끈한 질감이었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는 건 말 그대로 지나친 믿음.
그렇게 보일 것이라 믿는 것 또한 인간의 착각.
아님 개인이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 이해의 크기라고 이해해야겠지.
그렇지 않다면 그저 남들의 생각이거나 남들의 생각에 동의하거나 적어도 동의하는 척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 테니.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렇지 않은 듯 거짓을 말하진 않겠지.

보이는 대로 그렸다고! 내 눈엔 이렇게 보인다고!

그것이 고흐가 그린 세계, 그만의 세상.
더 다른 세상이 있고, 있을 지언정, 그것이 무슨 의미?
나만의 것으로 가득 차 있다면 세상은 이미 차고 넘치는 것을.
고흐가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죽었는지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가 어떤 형태로 존재했고 왜 존재하려 했느냐 하는 것.

유리를 뚫고 아침 햇살이 바닥을 적시던 날
그날 아침 난 고흐를 보았네.
자신의 존재를 흐느적 늘어뜨린 채 내가 보았던 건 무엇일까.
고흐와 나 사이에 흐르는 시간의 격차, 그리고 흐물거리는 그림자.
보라, 눈 앞에 펼쳐진 존재의 향연을
- 띵커벨

*미디어와 톡을 엮은 감성 매거진


^엮인 글 : 겨울, 야누스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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