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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자신의 바위를 밀어 올린다

by 그냥

나는 언제부턴가 항상 자기 개발에 몰두 했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아침에 운동을 하고 출퇴근 시간에는 책을 읽고, 퇴근 후엔 공부를 하고 주말엔 학원을 다니곤 했다. 그러면서 퇴근 후 휴식을 취하는 사람, 취미 생활을 하는 사람 즉,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알베르 카뮈의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어서 끄적여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는 신에게 도전했다가 벌을 받은 인간이다. 그의 벌은 산 정상까지 바위를 밀어 올리면 그 바위가 다시 반대편으로 굴러떨어지고, 그러면 다시 내려가서 바위를 밀어 올리기를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는 현대 직장인의 운명과 시지프스의 운명이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 했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게 세 가지 있는데, 이는 자유, 반항, 열정이다.


현대인들이 자기 개발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이 세 가지 중 하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무의미한 노동에 순응하지 않고 더 나은 나를 만들려는 것은 그 자체로 반항이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은 삶을 채우는 열정이 되기 때문이다.


세 가지 모두 시지프스 같은 삶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몸부림이기 때문에, 자기 개발을 하는 사람이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 모두 동지라고 보며 서로 비난하기보다는 부둥켜 안고 서로 격려해야 한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삶의 결론은 죽음으로 정해져 있다.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 속에서 사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친구와 시간을 보내면서 과정을 채워 나간다. 죽음까지 어떤 길을 선택하던 정답이나 오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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