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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23 스레드 글 모음

하루에 7개를 쓰다니...글쓰기가 많이 고프구나.

by 인사이트 큐레이터

#1.

전문성은 '근거'에서 시작한다.

임상시험 문서 감수를 하다 보면, 아주 가끔 번역자가 특정 수정에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코멘트를 남길 때가 있다.

그런 메일을 받으면 순간 긴장한다.

‘혹시 내가 잘못 검토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어제 그런 메일을 받았다. 나는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검토를 시작했다.

내가 내린 판단이 타당한지, 수정의 근거가 충분한지 하나씩 짚어보았다.

결국 모든 변경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번역자의 의문에 차분히 근거를 제시하며 답변을 정리했다.

메일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일의 전문성은 작은 결정 하나에도 근거를 댈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근거 중심 업무’를 한다.

누군가의 의문에 답하기 위해, 내 판단의 이유를 다시 짚어본다.

그 과정이 나를 더 단단하게 할 것이다.


#2.

계속 미루고 있는 일 있잖아.

시작이 어려운 건 하기 싫거나 더 잘하고 싶을 때 그래.

그럴 땐 살짝 시동만 걸어둬.

계속 째려만 보던 옷장에서 여름 옷들을 침대 위에 반만 꺼내 뒀어.

내일까지 끝내야 할 감수 의뢰 문서도 일단 파일부터 열어두는 거야.

일단 시동 걸기부터! 부릉부릉~


#3

'경계를 허문다'는 말을 좋아해.

난 정말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거든.

그저 고요히 앉아서 읽고 쓰고만 싶었어.

그랬던 내가 남편을 따라 바다에 들어갔어.

아직 수영이 서툴러 발만 차고 올 때가 더 많지만

용기를 내어 바다에 들어간 순간

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세계가 열렸어.

우리 아주 작은 경계부터 허물어보자.

'난 아니야'..라고 했던 것부터.


#4

괜스리 남이 가진 것이 부러울 때가 있잖아.

애써 태연해하지만,

그럴 땐 난 이 사실을 떠올려.

"우린 모두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이 공평한 운명 속에서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최고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남의 것을 부러워 할 시간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해서 소중히 지켜내자.

선물 같은 시간, 선물 같은 나, 그리고 나의 사랑들을.


#5

남을 미워할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

내게 잘해주기로 했다.


#6

울림이 있는 생각

내가 추구하는 삶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자.

촌스러워 어디 내놓기 부끄러워도

진심을 담아 전하자.

그렇게 '콘텐츠'라는 것을 만들어가보자.


#7.

작년 11월에 퇴사한 후 1년째 옷을 사지 않았어.

놀라운 건 그래도 입을 옷이 많다는 것이야.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옷을 차려입고 나갈 모임이 거의 없기도 했고

어쩌다 간혹 그래야할 때 입을 옷은

몇 가지로 충분했어.

그리고 내 몸에 편안한 옷을 입고 나갔을 때

내 마음이 편치 않는 만남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더라.

앞으로도 남의 눈보다 내 눈에 흡족한 옷으로

내 세련된 패션미를 추구하려고 해.

그럴려면 나를 더 잘 알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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