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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 Mar 26. 2022

일상에서 발견하는 엄마 1

음악 애플리케이션 멜론 로그인

엄마가 좋아하던 노래들이 있었다.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그 속에서 나온 음악들을 즐겨 듣고 싶어 했다. 그렇기에 엄마와 함께 살 때는 엄마의 휴대폰으로 나의 멜론 계정을 로그인하여 음악을 추가해서 들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엄마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았다. 배워야 한다고 늘 내가 언급을 하면서도 엄마는 기성세대의 사람인지라 새로운 문화를 접하기에는 여간 어려워했다. 멜론의 경우 동시 스트리밍이 불가했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 번씩 로그아웃이 되었다. 함께 살 때는 내가 충분히 할 수 있었던 부분이지만 따로 살게 되면서 엄마는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음악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했던 것 같다.


한 번씩 내가 서울에서 내려오는 날이면 음악추가, 벨소리, 컬러링에 대한 부분을 마구마구 물어보았다. 사실 함께 살 때도 엄마의 휴대폰으로 로그인하여 음악을 추가해주는 것도 때론 귀찮았다.


어제 오랜만의 외출과 함께 지하철에서 음악을 들으려고 멜론을 재생했는데 1분만 흘러나왔다. 로그인을 하지 않을 경우 1분 미리 듣기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태블릿과 함께 사용하게 되었기에 로그아웃이 되는 경우가 더욱 빈번했다. 


난 멜론에 로그인할 때마다 엄마와의 추억 속으로 로그인을 하게 된다. 로그인과 동시에 밀려오는 미안함과 죄책감과 후회. 좋아하는 음악 더 많이 들려줄 걸, 귀찮아하지 말고 살뜰하게 잘해줄걸, 장남은 왜 이렇게 못됐었을까요. 들려주고 싶어도 이제는 들려줄 수가 없는 음악들. 이런 마음들을 부여잡으며 나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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