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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평강 Apr 12. 2023

[바이브클래스] 천 번의 십자가

Never ending 

누구나 하나쯤 잊을 수 없는 문장을 가슴에 품고 산다. 

그 문장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긴 터널 같은 시간을 견디게 한다. 


나에겐 서른 살, YWAM 텍사스 지부에서 하나님이 들려주셨던 한 문장이 그랬다. 

십자가의 사랑을 배우는 강의에서였다. Liam이라는 수염이 덥수룩한 젊은 목회자의 강의였다. 

교회에서 자랐지만, Liam의 강의는 내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가 보여줬던 영상이 하나 있다. 호세아서의 말씀을 스토리로 만든 영상이었다. 


한 남자가 쾌락을 좋아하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 여자는 남자의 사랑에 감동해 쾌락을 즐기던 이전의 생활을 청산한다. 

여자는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신혼의 달콤함이 끝나갈 때쯤 여자는 남자를 지겨워하고, 이전의 삶으로 돌아간다. 

남자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사랑을 지킨다. 

여자는 남자의 우직한 사랑에 답답함을 느낀다. 여자는 남자의 변함없는 사랑을 자신을 가둬두는 족쇄라고 생각한다. 여자에게 남자는 지겹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사람일 뿐이다. 

결국 여자는 남편을 두고 바람을 피운다. 값싼 웃음을 팔며 불륜을 즐긴다. 

여자가 바람을 피우는 상대는 여자에게 술을 권하고, 마약을 권한다. 질펀한 성적 쾌락을 제공한다. 

다 놀고 여자가 지겨워진 불륜 상대는 가차 없이 여자를 버린다. 여자가 남편에게 그랬던 것처럼.

만신창이가 된 여자는 그제야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남편을 떠올린다. 

몸이 훤히 드러난 야한 옷을 입고 쾌락을 즐기던 여자는 초췌한 모습으로 남편을 찾아간다. 

집으로 돌아온 여자를 기다리던 남편의 반응.

남자는 여자에게 다시 웨딩링을 끼워준다. 

여자가 내팽개쳤던 사랑의 맹세를 남자는 혼자 지켰다. 


영상이 끝나고 말할 수 없는 흐느낌이 찾아왔다. 

'아.... 하나님이 날 저렇게 사랑하시는구나....'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나를 끈질기게 유혹하고 영혼을 잠식하던 죄들이 생각났다. 

음란, 탐욕, 질투, 성냄, 의리 없음... 

죄는 나에게 쾌락 뒤에 남을 수치심을 예고해주지 않았었다. 

죄에 질질 끌려다니던 지난날들을 돌아보니 너무 추하고 비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나에게 웨딩링을 끼워주는 남편이 되어주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니 설움이 북받쳤다. 

회개 기도를 하며 땅만 보던 내 영혼에 하나의 말씀이 들려왔다.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의 십자가라도 졌을 것이다." 


나를 건지기 위해서 십자가를 천 번 져야 하는 상상할 수 없는 고난의 길을 걸어야 했다 해도

예수님께서는 그 길을 가셨을 거란 말씀이었다. 

이보다 확실한 사랑의 언약이 있을까. 


그날 내 영혼에 들려주셨던 '천 번의 십자가'란 문장은 지금까지 잊히지 않는다.

그 이후, 나는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어느 날은 내 죄가 너무 부끄러워, 영원히 하나님을 떠나야겠다고 다짐도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또 부르시고 부르셨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죄로 얼룩진 영혼이었지만, 너덜너덜해져 볼품없는 영혼이었지만 그 영혼이라도 들고 하나님께 나아갔다. 그분은 언제나 내게 따듯한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너를 위해서라면 천 개의 십자가라도...." 


나는 가끔 황량한 언덕 위에 서있는 무수한 십자가를 본다. 

나의 죄 하나에 십자가 하나였다면, 십자가를 세우기에도 부족한 땅이었을 것이다. 

그런 죄인을 하나님은 건지셨다. 


이사야 53:5-6 KRV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이 것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신을 위한 이야기기도 하다. 

하나님은 이 지구상에 당신밖에 없었다 해도.

당신 한 명을 구하기 위해 천 번의 십자가를 지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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