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오늘'

선택하신 사진들을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by 눈빛

침대에 누워 포근한 이불을 덮은 채 이제 막 자려던 참이었는데

휴대폰에 알림이 하나 떴다


'1년 전 오늘(7)'


그곳에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일곱 번에 걸쳐 바뀌는 장소, 점차 어두워가는 하늘이었지만 변함없는 표정에

그 순간의 그들의 웃음소리가 네모난 사진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웃고 있을까

무엇 때문에 지금 나는 허함을 느끼는 걸까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그들의 그날을 살펴보기를 몇 차례


늘 서로를 향해 있는 눈 맞춤

아름다운 비대칭을 이루고 있는 꼭 잡은 두 손


그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함께라는 것의 행복감으로 터질 듯이 충만해진 마음


화면을 뒤집어 휴대폰을 이불 위에 퍽 내려놓고

멍하니 천장을 응시했다


왜 이 사진들이 남아있는 걸까

분명 다 지웠었는데


눈을 감고

몸속 최대한 깊은 곳까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들이마시고 내뱉고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휴대폰을 집어 들고

마지막 남은 우리의 마음들을 보내려 했다


'선택하신 사진들을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보내려 했다



'예 I 아니오'



보내야만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년에 다시 알람이 올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어떻게 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