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관계에 대하여

1화. 사랑은 불꽃이 아니라 온기였다

by 눈보라

나는 몇 번의 연애를 했다.

어릴 때의 나는 늘 증명하려 들었다.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나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그래서 나의 사랑은 늘 화려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겪어온 그간의 연애는 솔직히 말하면 진실되지 않았다.

누군가의 곁에 있는 것보다, 그 관계가 내게 주는 의미가 더 중요했다.

외로움을 채우려는 마음, 나를 특별하게 보이고 싶던 마음.

눈부신 불꽃처럼,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 의미 있는 무언가여야만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불꽃은 오래가지 않는다.

손에 쥐면 뜨겁게 데이고, 결국은 불에 그으린 흉터와 재만 남는다.

그렇게 남은 자리에서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곤 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그 사람과 있으면 마음이 조용해진다.

이유 없이 불안하지 않고, 굳이 증명할 필요도 없다.

그냥 곁에 있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

마치 겨울날, 차가운 손을 감싸는 따뜻한 온기처럼 다가와줬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사랑의 본질은 거대한 불꽃이 아니라, 작은 온기였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에 스며드는 편안함이었다.

그리고 그 온기가, 내가 흔들리는 시기에도 조금은 버틸 수 있게 한다.


22년도에 그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