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솟짜다움

눈서비의 그림 에세이

by 눈서비


솟짜는 주말에 자주 놀러 다니는 버스 메이트로,

내가 먼저 올라타는 순간 버스 문이 닫힐 만큼

조그만 인간이라는 뜻을 담아 지은 별명이다.


이웃이 된 솟짜와 동네를 오가며 길 위에서

떠오르는 얘기들을 시시콜콜 주고받았는데

솟짜다움이 묻어나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이야기는 어느 겨울 달리는 버스에서 솟짜의

고등학교 친구가 창문을 활짝 열면서 시작된다.

훅 들어온 찬 바람을 함께 맞이한 뒷 좌석 승객은

학교에서 놀기로 유명한 친구였다.

그 친구는 찬기에 즉각 반응했다.


"아씨.. 닫아라! 좀 닫아!"

"싫은데? 우린 더운데?"


갑작스러운 신경전 끝에 뒷 좌석 친구가

카드지갑으로 솟짜 친구의 머리를 계속 건드리자

화가 난 솟짜는 지지 않고 맞대응을 하며 다퉜다.


"안 되겠다 야 내려! " 무서운 친구가 먼저 내렸고,

그 순간 따라 내리려는 솟짜를 문 앞에서 하차

준비를 하던 아주머니가 안으로 밀며 말했다.

"너 따라 내리면 죽어!"


아주머니 덕분에 따라 내리지 않은 솟짜는

승객분들께 사과의 말을 전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내가 아는 솟짜 특유의 '오는 말이 곱지 않으면

문다'싶은 기세가 이야기 속에도 들어있어서

웃겼다. 그리고 이야기 밖에서 나는 가끔씩

하차 직전 아주머니와 같은 마음을 만난다.


나는 사람들이 행복한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해본 적이 있다.

1번은 걱정 없이 평온한 나날들을 사는 것,

2번은 희로애락을 모두 느끼며 사는 것이었다.


살다 보면 평온한 날은 희로애락을 만나고

희로애락 속에서도 다시 평온을 찾는다.

결국 삶은 서로 다른 결이 맞물리며 이어진다.

양향적인 흐름이 우리를 살아 있게 한다.


솟짜다움을 마주하면 나다움도 보인다.



- 7화. 솟짜다움 -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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