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첫 직장 언니들

눈서비의 그림 에세이

by 눈서비
- 2화. 첫 직장 언니들 -


나에게는 네 살 위 오빠 한 명뿐 언니라는 존재는

곁에 없었으나 회사에 가면 언니들이 있었다.

직함이 없는 동기를 부르려니

씨나 님이란 말이 이름에 붙기 마련인데

사장님이 우린 작은 회사니까 그냥

언니라고 불러도 된다는 말을 했다.


삼촌이 작은 아빠라는 호칭으로 변해서 입에

잘 안 붙듯 언니라는 말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나는 잔머리를 써가며 일단 호칭 자체를

부르지 않는 방법을 유지했다.


동기는 친화력이 좋고 마음이 머리 위에 떠있듯

기분 좋음이 묻어나는 말을 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회성이 제법 모자란 날 알아채고

잘 챙겨주면서도 장난을 치고 싶어 했으며

내게 반말을 제안했다. 그렇다면 호칭도

반말이 가능할까? 의문을 가지며

이름 두 글자로 호명하며 지냈다.


그렇게 나는 새로 입사하는 언니들을 부르지

않다가 친해지면 별명을 짓거나 이름만 불렀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이 있다면

존대로 물러날 준비를 했는데

내 눈치로서는 화기애애했다.


언니들은 나보다 사회에 가까워 보이면서도

또래에서는 보지 못한 개성이 느껴졌다.

퇴근 전 평소와 다른 분위기의 옷을 입는 것부터

강렬한 볼터치와 핫핑크 가방을 메는 것까지

예쁜 실행력을 갖춘 그들이었다.


내가 고객에게 공감의 말을 건넬 때면

건너편에서 눈서비 지금 발연기한다며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 언니도 있었고


네 감사합니다- 철컥 전화기를 내려놓은 뒤

카드로 결제해 놓고 현금영수증을 해달래

빠가야 빠가라며 거침없이 말하는 언니도

있었다.


부장님이 어디서 얻어온 건지 모르겠는

생선필통을 건네며 점심에 반찬으로 먹으라는

멘트에 웃겨하는 언니들을 보면 흠칫 놀란다.

내게도 반찬으로 줄까 봐 얼른 지나치면서

"역시 사회성이 좋은 언니들이야" 감탄하곤 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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