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말은 무덤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말이 줄어든다.
예전에는 쉽게 흘려보냈던 말들이 이제는 목구멍에서 자꾸만 걸린다. 하고 싶은 말, 해야만 했던 말, 하지만 끝내 삼켜버린 말들이 마음속 어딘가에 눅눅하게 쌓여간다. 결국 살아남지 못하고 죽어버린 말들.
마음의 바닥에 진흙처럼 눌러앉은 말들은 시간이 지나면 무덤이 된다. 전하지 못한 말들이 하나둘 쌓여, 깊은곳에 무덤을 만들고, 또 그 위에 무덤을 더한다. 그리고어느날, 너무 무거워져서 마음 전체를 눌러온다. 어쩌면 사람은 그 무게를 끝내 견디지 못하게 되었을 때, 진짜 무덤으로 향하게 되는건 아닐까.
말은 줄어도 마음은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더 많아진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부디 어설픈 말이라도 꺼내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무덤이 되기 전에. 누군가에게 라도 닿을 수 있게.
2025.04.04 pm 11:45
봄밤을 안고 달리는
4312 버스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