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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구르르꺄륵 Jun 25. 2024

아기 인생 50일의 기록

50일의 기적이란 게 있긴 있는 겁니까!?

어느덧 뿌꾸와 뽀또의 인생 50일이 넘었다. (짝짝~) 흔희 50일의 기적이라면서 아기들의 두드러진 성장 및 생활 패턴에 초점을 맞춰서 얘기들 하지만, 50일의 기적이라는 말은 별로 쓰고 싶지 않다. 지속적인 성장은 무시하고 뭔가 뿅! 하고 이뤄진 느낌이잖아. 어쨌든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아기들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일단 아기들의 수유량과 잠텀이 늘어났다. 어느덧 최대 140~160ml를 먹을 수 있는 몸이 되었고, 최대량 수유 시에 5시간이 살짝 넘게 잘 수 있게 되었다. (짝짝~) 덕분에 엄마 아빠는 7시에 막수를 하고 8시쯤에 아기들을 재우고 비교적 여유로운 늦은 저녁 식사와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벌써부터 효자들이다.


분유를 먹는 스킬도 늘었다. 특히 뿌꾸는 젖병을 쫙쫙 소리가 나도록 빨며 공기를 많이 마시고 먹다 사레가 아주 자주 들렸었다. 지금까지 급하게 먹는 아기, 공기 많이 먹는 아기, 사레 자주 들리는 아기에 대해 온갖 인터넷 정보를 다 뒤졌다. 피쉬립이니뭐니 젖병을 살짝 눌러야 하느니 뭐니 젖병의 각도가 어쩌고 아기의 몸을 더 세우고 저쩌고... 모두 시도해 봤으나 모두 실패했고, 결론적으로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니 공기도 덜 먹고 사레도 덜 들리더라. 고개를 돌려 먹이는 방법에 대한 힌트는 밤중수유에서 얻었는데, 밤에 수유할 때 이상하게 뿌꾸가 낮시간보다 더 잘 먹는 느낌이었다. 왜 그런고 하니, 핸드폰 거치대로 젖병을 물리는 중에 누가 목과 머리를 잡아주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고개가 옆으로 떨어졌고, 그 상태에서 젖병을 빠니 아무래도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이 정답이겠다 싶었다.


뽀또는 변비에서 탈출한 모양이다. (짝짝~) 문제는 한동안은 너무 자주 쌌다는 거였다. 똥을 하루에 3~4번씩 쌀 때는 애가 뭘 잘못 먹었나 싶었다. 하도 많이 쌀 때는 허벅지에 물이 드는 것 같아 똥숭아물이 들었다고 놀렸다. 말할 때는 재밌었는데, 이렇게 글로 쓰니 좀 더럽긴 하다.

하지만 뿌꾸는 여전히 약간의 변비로 고생 중이라 2~3일 간격으로 똥을 싸고 있다. 저 정도 주기면 크게 문제는 없지만, 부모 마음이라는 게 또 그렇지 않다. 옆에서는 북북 싸고 있는데, 옆에서는 똥을 못싸서 '끙응으ㅡㅡㅡ아아ㅏㅏ!!' 소리를 지르고 얼굴이 빨개지는 아기를 보면 맘이 편하지 않다. 속에 든 게 많으니 방귀만 북북 뀌여댄다. 냄새도 지독해서 더 안타깝다.


뿌꾸뽀또의 울음소리도 굉장히 다채로워졌다. 전에는 뭔가 불편하면 그냥 냅다 '빼앢!!' 하고 질러댔다면, 지금은 울음소리의 크기와 형태가 세분화되었다. 배가 고플 때도 바로 울지 않고 손과 발을 버둥대며 비강소리와 약간의 짭짭 소리를 내다가 반응이 없으면 서서히 데시벨을 올려간다. 그래도 어느 정도 큰 울음을 예방할 여지는 주니, 이 얼마나 젠틀해졌는가? 하지만 이때 다른 일을 하고 있거나, 씻는 시간과 겹쳐서 맘마를 먹지 못하면 집에 커다란 매미 한 마리가 있는 것처럼 울어댄다. 딱 매미의 울음 패턴과 동일하게 울어재낀다. '빽!빽!빽!빼애애ㅐㅐㅐㄱㄱ..ㄱ.ㄱ........(들숨)빼애애애액ㄱ!!'


요즘은 엄마가 뿌꾸뽀또와 많이 놀아주려고 노력한다. 0~3세는 오감 관련 발달이 왕성할 때라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나 보다. 아빠는 힘들어서 맨날 재우려고만 하는데.. (심지어 잘 잔다!) 뇌발달이라는 것이 또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하니, 아빠도 경각심을 가지고 많이 놀아줘야겠다.


며칠 전에는 이렇게 성장한 뿌꾸뽀또를 사진에 이쁘게 담고자 엄마가 50일 기념 촬영 소품을 대여해 집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는 곳이 집이냐 스튜디오냐는 장단점이 아주 확실하게 갈린다. 집에서 찍으면 며칠 동안 아기들의 컨디션에 맞추어 사진을 찍기 좋다. 하지만 며칠 동안 아기들을 어르고 달래면서 찍는 것이 보통 진 빠지는 일이 아니다. 그에 비해 스튜디오는 아기들 컨디션이 좋든 안 좋든 그냥 하루만 빡 고생하면 끝난다. 대신 원하는 형태의 사진을 얻기는 힘들다. 우리는 4일 정도 집에 소품들을 깔아놓고 아기들 상태가 좋을 때마다 계속 사진 찍기를 시도했다. 얼마 전에 파묘를 본 나는 튤립 장난감을 흔들며 카메라 뒤에서 칼춤을 췄다. 다행히 시선을 잘 끌어 예쁜 사진을 건졌다. 근데... 두 번은 못 할 것 같다. 너무 힘들어...




그래도 넘모 귀엽자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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