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브라운 신부의 미스터리 사건12]

튼튼한 우산을 들고 터벅터벅 길을 걷는 신부를 만나본 적이 있나요

by 채부장
2025. 01. 13


영국 작가 G.K.체스터튼의 페르소나-로도 알려져있는-‘브라운 신부‘는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탐정 포와로‘와 어깨를 견줄 만한 추리소설계의 매력적인 탐정이다.


앞선 두 탐정과 다른 브라운 신부의 매력 포인트는 ‘사제’라는 그의 직업에서 기인하고, 매 단편마다 우습게 묘사되는 그의 외모에서 찾을 수 있다. 아래는 그 유명한 대도 플랑보와 형사 발랑탱이 등장하는 첫번째 단편 ‘푸른 십자가’에서 브라운 신부를 묘사한 것이다.


“이 작은 체구의 신부는 동부지방의 전형적인 얼간이처럼 생긴 데다, 얼굴은 노퍽의 명물인 경단처럼 동굴 동굴하고 멍청해 보였으며, 눈은 구름 낀 바다처럼 흐리멍덩해 보였다. 그는 갈색 종이꾸러미를 대여섯 개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제대로 정돈할 줄도 모르는 멍청이 같았다.“


작가인 체스터튼에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브라운 신부의 외모는 첨 형편없게도 그려진다. 대개 그는 얼빠진 표정으로 꿈꾸는 듯 한 눈을 팔고 있는데, 그건 사건의 처음부터 진상을 풀어내는 마지막 순간까지 크게 다르지 않은 태도로 이어진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브라운 신부의 겉모습만 보고 그를 판단한다. 우습게 보고 무시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영국인인 그를 멕시코인, 흑인, 인디언으로 생각하기조차 한다. 그러나 신부는 그런 것은 발톱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태도로, 담담하고 대수롭지 않게 수많은 사건의 진실을 밝힌다. 그들이 신부의 비상한 두뇌와 천재적인 통찰력에 놀랄 때면 마치 언더커버 보스를 보는 듯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진다. (소위 말하는 반전매력이다.)


브라운 신부는 다른 탐정들과는 달리 사건보다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이야기들은 크게 감정적이거나 위협적이지 않아 ‘코지 미스터리’ 장르로 읽히며, 나에게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과 유사한 카테고리의 인물로 비춰지기도 한다. 사람의 심리에 집중하여 추적하는 그의 추리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그의 인격과 따뜻한 마음씨에 점점 매료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귀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상처라곤 입지 않고, 튼튼한 우산을 든 채 터벅터벅 자신의 길을 걸으며, 어디서든 마주치는 사람을 반가워하고, 세상을 친구로 여기지만 결코 재판관으로는 여기지 않는, 그 사람이 진짜 브라운 신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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