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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Mar 11. 2023

그래도 멈추지 않을 우리의 이야기를 위해

월간 옥이네 2020년 3월호(VOL.33) 여는 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40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모든 현안이 가려진 듯한 형국입니다. 만 18세 선거 연령 하향과 함께 그동안 막혀있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관련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을 기대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 블랙홀’에 모두 빨려 들어간 것 같습니다.      


월간 옥이네 3월호는 지역에서 일어난 청소년 자치 활동을 살펴보며 만 18세 선거권 획득의 기쁨을 나눠보려 했습니다. 지난해 말 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세 청소년의 투표가 가능해졌다는 뉴스를 보며, 관련된 모든 영상과 사진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음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떠올려보았지요. 지역의 청소년 자치 활동들을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지역’은 곧 ‘변방’을 의미하기 때문인 것인지, 지역 청소년 자치 활동에 대한 기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분명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외치고 있는 누군가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운 좋게도 월간 옥이네가 있는 충북 옥천에는 ‘옥천신문 청소년기자단’이 있고, 멀지 않은 경남에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펼친 ‘조례만드는청소년’이 있습니다. 이들의 활동을 부족하나마 월간 옥이네가 기록하고 전하는 것이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마침 청주에서 활동하는 ‘인권연대 숨’이 지역 청소년과 함께 참정권을 논하는 좌담회 자리도 마련해, 관련 기사를 보다 풍부하게 채울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가까운 대전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민의 총선’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이밖에 학교 밖 청소년과 전환교육 이야기를 비롯해 오늘도 지역에서의 삶을 일궈가는 다양한 옥천 사람들 이야기도 실었습니다.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가는 동안에도, 지역에선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살아있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론, 지역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처 담지 못한 것은 저희의 한계일 뿐, 지역의 한계가 아님을 다시 강조합니다.     


코로나19로 다소 우울한 요즘입니다만, 월간 옥이네에는 좋은 소식도 있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잡지협회가 선정하는 ‘2020년 우수 콘텐츠 잡지’에 월간 옥이네가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부족함과 모자람에도 월간 옥이네를 지지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덕분입니다. 지면을 통해서나마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더불어 이번 호부터 지면 디자인을 담당하는 디자이너의 이름을 기사 상단에 함께 표기합니다. 이로써 독자 여러분께 월간 옥이네 지면을 만드는 모든 성원의 이름을 매호 알리게 됐습니다. 이름을 거는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전염병 공포에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 듯하지만,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그동안에도 멈추지 않는 우리의 삶과 지역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데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4월호에서는 코로나19를 극복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래서 보다 우리 삶에 필요한 의제를 더 많이 꺼내놓을 수 있기를 바라며 여는 글을 마칩니다. 모두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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