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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eubird Jun 22. 2024

13. 암흑속에 가족이란 빛줄기

내마음속의 먹구름은 여전히

2024. 02.04


엄마생신날이다. 칠순이신 기념으로 친척들이 다 모였다.


딸 한국와서 시험관한다고 매일같이 삼시세끼 다 다른 메뉴로 음식차려주시느라 너무 고생하셨다.

몸에 좋은거 자궁에 좋은거 난소기능에 좋은거 소화잘되는거 기력보충에 좋은거

한국에서 온갖 좋은 음식이나 재료는 다 사다가 챙겨주셨다.

계속해서 안좋은 결과에 어느하루는 너무 속상한 나머지 마음에도 없는 화/짜증을 엄마에게 부렸다.

허리도 안좋으신데...이러실 필요없다고 내가 알아서 해먹을테니 챙겨주지말라고 화를 냈다.

다 필요없다고...


내마음안에 먹구름이 꽉 찼다.

한국와서 하면 두번째에는 되지않을까 하는 희망,기대가 있었기에 실망감이 크고 좌절감이 들었다.

눈물도 이젠 나지않았다.


그래도 너무 고생이 많으신 엄마를 생각하면 내가 이럴순없다.

다시 정신차리고 엄마 칠순에 내가 한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낼수있음을 감사하고 다행이라 생각하고 써프라이즈 생신을 계획했다. 친척들과 몰래 약속을 잡고 좋은 식당에서 다같이 저녁을 함께했다. 칠순생신 케이크도 스페셜주문해서 초를 잡아당기면 현금이 줄줄이 나오는 재미있는 이벤트와 꽃과 선물을 준비했다.

시험관으로 힘든 나의 상황을 아시는 이모와 이모부들이 힘내라 위로와 격려를 해주셨다. 꼭 다음에는 될꺼라고 포기하지말라고...몇번 많이 보진않지만 항상 따듯하게 말을 건네주는 이모들께 감사했다.


소녀같이 좋아해주시고 웃으시는 엄마를 보니 마음이 한결 나아지는듯했다, 또 죄송했다.

잘해줘도 맨날 투정 짜증만 부리는 왠수같이 못난 딸인데 뭐가 이쁘다고 왜 매일같이 먹는거 자는거 입는거 걱정을 해주실까...나도 엄마가 되면 울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릴수있을까.?


맥없이 하루하루 지내는 딸이 또 딱해보였는지 엄마가 기분전환하러 같이 가족여행을 다녀오자하신다.

그래서 설날이 껴있는 긴연휴에 3박 4일로 제주도에 가족여행을 갔다.

역시 친정엄마밖에 없다... 이세상에 나를 제일 위해주고 생각해주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는거다 ㅠ


별 기대없이 간단한 짐만 챙겨 제주도로 향했고 뜻밖에 제주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2월달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조금씩 피어나는 노란 유채꽃도 볼수있었다.

떠나기 하루이틀전 백수로 놀고있는 내가 여행일정을 다 짜보았다 주로 걷는 일정으로...

시험관으로 망가진 몸과 저질체력을 끌어올리고 싶었다.

억울해서 안되겠다..


여전히 바람이 차가운 2월이였지만 눈이 부시도록 파란하늘과 햇님이 있어

등산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성산일출봉부터 트레일코스 그리고 오름 3군데까지 걷고 또 걸었다.

묶었던 호텔안에 나있던 트레일을 걷다 천혜향나무들 우연히 마주치고 주인분께 죄송하지만 하나 따서 고이고이 모시고와 방안에서 까먹었는데... 세상에서 내가 먹어본 귤중에 제일 맛있는 귤이였다. 그맛은 잊혀지지않았다. 새콤한 귤향이 입안에 가득번지는게 온몸에 나쁜기운들을 깨워서 날려주는 기분이였다.

먹고싶었던 제주도 음식도 알차게 찾아다니며 챙겨먹었다. 해산물이라면 껌뻑죽는 나인데 좋아하는 음식을 배에 가득채우니 슬픈 우울한 감정도 조금씩 지워지는듯했다.

  

몸은 몸대로 축나고 마음은 마음대로 찢어지고 조금만 툭건드리면 닭똥같은 눈물이 마구 쏟아질거같은 여린 나에게...제주도 여행은 제대로 된 휴식과 회복을 선물해주었다.

말로 표현을 하시지는 않았지만 여행을 통해서 나는 엄마의 마음을 알수있었다.

인생이 마음대로 뜻대로 이루어지지않아도..하늘이 무심하다해도 기댈수있는 곳은 여기 가족의 품이고 엄마의 품이고 다 괜찮다고...말씀하시는 듯 했다. 이런 암흑속에서도 늘 즐거움과 웃음을 찾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또 길은 있다고...


마지막날 제주도 밤바다위에 빛나던 별 그리고 아빠에게 인사했다.


그래도 고마워~

이런 좋은 여행 선물해줘서

우리 가족들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켜줘~

이거면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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