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레라 시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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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Love In The Time Of Cholera, 2007)
우편물 배달을 하는 청년 플로렌티노 아리사(하비에르 바르뎀)는 한눈에 반한 그녀 페르미나(지오바나 메조기오르노)와 연애편지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지지만, 그녀 집안의 반대로 헤어진다. 이후 그녀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되는데, 이후로도 한결같이 그녀를 사랑하며 기다리는 그..
이 영화는 사실 동명의 원작 소설이 더 유명하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1927∼2014)가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콜롬비아 출신의 이 작가는 백 년 동안의 고독 ('백 년의 고독' 이라고도 한다)으로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19세기 말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우연히 마주친 한 여인을 평생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아름다운 여인 페르미나를 만나 첫눈에 빠져들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가난한 그를 반대한다. 콜레라가 한창 유행이던 시절, 그녀는 구토와 발열 증상을 겪는데 이때 왕진 온 의사 우루비노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그녀는 의사인 그와 맺어지고 오랜 시간 결혼생활을 이어간다. 그동안 플로렌티노는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며 실연의 상처를 잊으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을 접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플로렌티노는 부를 축적하고, 그녀의 남편인 우루비노는 세상을 떠나는데.. 51년 9개월 4일을 기다려온 그는 드디어 그녀에게 다시 사랑을 고백한다.
영화 세렌디피티(Serendipity, 2001)를 봤다면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이어주는 책 한 권을 기억할 수 있다. 그 소설책이 바로 이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다.
우연히 선물 가게에서 만난 조나단(존 쿠삭)과 사라(케이트 베킨세일), 각자 애인이 있지만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던 그들은 기약도 없이 헤어진다. 조나단은 연락처를 알고 싶어 하지만, 운명적인 사랑을 바라는 사라는 조나단의 번호가 적힌 5달러 지폐를 그녀가, 그리고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책 한 권을 그가 찾으면 운명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19세기 말 남미 지역을 무대로 하는데, 영화에서도 콜레라는 이야기 전반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자 주제를 이끌어내는 소재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플로렌티노의 어머니는 말년에 "내가 앓은 것은 콜레라뿐"이라고 하지만 평생 남편이 여러 여자들을 만난 것에 대한 원망을 담고 치매에 걸린 채 괴로워한다. 이때 플로렌티노는 "어머니는 콜레와 사랑을 헷갈렸다"며 콜레라를 사랑에 빗대 표현한다.
페르미나가 남편을 처음 만난 계기도 콜레라 때문이었는데, 그녀가 아프자 모두 콜레라를 의심한다. 하지만 우루비노는 그녀가 설사를 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발열과 호흡 상태 등 다른 여러 가지를 종합해 콜레라가 아닌 장염이라고 진단한다. 우루비노가 진료하기 전 다른 간호인들에게도 마스크를 쓰라고 하여 모두 마스크를 쓰다가 장염이라고 하자 기뻐하며 마스크를 벗는 장면도 있다.
우루비노가 죽었을 때에도 콜레라 치료에 애쓰신 분이라며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데, 그는 콜레라의 진단과 치료뿐 아니라 깨끗한 물의 중요성, 하수도 시설 정비 등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영화의 마지막에 결국 플로렌티노는 페르미나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함께 배를 타고 여행하는데, 그때 단 둘이 있고 싶은 마음에 선장에게 다른 손님과 화물을 배에 싣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묻는다. 선장은 콜레라 환자가 있다고 노란 깃발을 달면 된다고 답하고, 그렇게 둘만의 여행을 계속한다.
극 중 플로렌티노의 말처럼 콜레라는 생의 전반에 영향을 미칠 만큼 치명적인 사랑과 통한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의 감염에 의한 것으로 심한 구토, 설사 등이 주요 증상이다. 특히 설사가 급격히 진행되어 탈수 상태에 이르는데, 이것으로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콜레라는 오염된 음식 혹은 물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날 것이나 덜 익은 해산물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식사를 하는 것은 전파의 위험하기 때문에 손 씻기가 중요하다. 또한 무증상 환자일지라도 대변으로 인해 배출되는 콜레라균으로 인해 전염될 수 있으므로 배변 후 손 씻는 것은 필수이다. 물과 음식도 되도록 끓이거나 익혀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콜레라의 치료는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증상이 약하거나 무증상인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이 필수는 아니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 사용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치사율은 50%이지만, 수액 등을 통해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의 공급을 받으면 1% 이하로 뚝 떨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대규모 유행이 있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도에 일부 지역에서 1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한 후에는 현재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간간히 해외를 통해 유입되고 있어 콜레라가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볼 수 없다.
우루비노가 페르미나를 콜레라가 아닌 장염으로 진단한 것은, 설사가 없었다는 것으로부터 힌트를 얻었으리라 짐작된다.
물론 급성 장염도 설사와 복통, 구역감 구토가 있고 심할 때는 발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염은 상하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었을 때, 대장균 등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되었을 때, 폭음 폭식을 하였을 때 등 그 원인이 다양하다. 그만큼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에 비해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감염된 후 수시간에서 5일 이내 초기에 갑자기 물 같은 설사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복통과 발열은 거의 없고, 점점 설사가 심해진다.
물론 현재는 대변 검사를 통해 콜레라균이 검출되는지에 따라 쉽게 장염과 구분할 수 있지만, 의사의 진료만으로 콜레라와 일반 장염을 구분해낸 것은 그만큼 우루비노가 실력 있는 의사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수액치료가 개발된 것은 1910년대 이후였고 그전까지 콜레라는 치사율이 높았을 뿐 아니라 전염이 되는 감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와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훨씬 더 무서운 병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설사는 탈수와 사망까지 불러올 수 있는 심각한 증상이지만, 이제는 탈수로 인한 사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그 자체가 치명적인 병은 아니다. 하지만 일시적이 아닌 계속되는 설사를 할 경우 만성 탈수 및 영양분의 손실로 인해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다. 외출할 때마다 불안한 마음까지 더해지면 무시하고 쉽게 넘어갈 만한 질환은 아님에 틀림없다.
설사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감염성인지 비감염성인지, 혹시 기생충은 없는지 여러 각도에서 살펴봐야 한다. 설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으로는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베체트 장염 등이 있다.
크론병은 장뿐 아니라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인데 원인은 확실치 않다. 궤양성 대장염 역시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베체트 장염은 전신 재발성 만성 면역질환인 베체트병의 일종으로 베체트병 환자의 일부에게서 나타난다.
<동의보감>에서는 그 원인과 증상, 관련 장부에 따라 설사의 종류의 구분한다. 다만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증상을 좀 더 자세하게 구분하고 있으며, 원인을 개인의 체질과 주위 환경(날씨, 온도, 습도 등)까지 고려한다. 다음은 그중 대표적인 몇 가지이다.
1. 습설(濕泄) ; 습으로 인한 것으로, 몸이 무겁고 물을 쏟듯이 하는 설사. 꾸르륵 소리가 나지만 복통은 없다.
- 비가 오면 관절이 아프고 몸이 쑤신 것은 습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몸의 반응이다. 체형으로 보면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보다는 살집이 있는 사람이 습이 많다.
2. 한설(寒-) ; 찬 기운으로 인한 설사로, 오한이 난다. 배가 빵빵하게 부르고 아프며, 음식이 소화되지 않는다.
- 일반적으로 변비와 설사 환자를 비교할 때, 설사는 몸이 차고 비위가 허약한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3. 화설(火-) ; 열설(熱-)이라고도 함. 입이 마르고 찬 것을 좋아하며, 오래 아프다가 급하게 한참 동안 설사를 하는데 대변은 끈적끈적하고 벌건 빛을 띤다.
4. 허설(虛-) ; 피곤하면서 힘이 없고, 음식을 먹으면 곧 설사한다. 배가 아프지 않을 때도 있다.
5. 활설(滑-) ; 기운이 처져 내려가, 줄줄 나오는 설사. 설사가 오래도록 멎지 않아 항문이 벌어져서 걷잡을 수 없이 나온다. 기운을 올려주는 보중익기탕에 설사에 좋은 약재를 더하여 치료한다.
6. 식적설(食積-) ; 소화가 안되어 생기는 설사. 설사할 때는 배가 아프다가 이후에는 통증이 덜하고, 달걀 썩은 냄새가 나는 트림이 나며 신물이 올라온다. 대변 빛이 허옇다.
7. 신설(腎-) ; 신장이 허해서 생긴 설사. 매일 새벽 4~5시경에 묽은 설사를 한 번씩 하여, 새벽 설사(신설; 晨-)라고도 한다. 뼈가 약해지고 얼굴빛이 어둡고, 다리가 때때로 시리다.
이밖에도 더위로 상했을 때 생기는 서설, 술로 인한 주설, 소화되지 않은 것을 설사하는 손설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배가 차고 소화가 잘 안되며, 기운이 없는 체질이 많다. 하지만 화설(열설)처럼 원인이 다른 경우도 있는데, 이는 평상시 열이 많은 사람에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보통 때는 몸이 차더라도 병으로 열이 많아지거나 장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설사는 다른 병이 있음으로 인해 나타나는 하나의 증상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질환이기도 하다. 다른 병이 원인이라면 그것을 찾아내고, 별다른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설사와 함께 나타나는 내 몸의 상태를 찬찬히 살펴보자. 설사할 때 복통이 동반되는지, 설사하는 시간대는 일정한지, 일정하다면 언제인지, 몸이 찬 지 열이 많은지, 날씨에 영향을 받진 않는지 등등 말이다.
* 사진 자료 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