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의 맵싸한 성분 진저롤과 쇼가올은 혈액순환 등에 좋아
생강은 알싸한 매운맛과 특유의 향긋한 냄새로 사랑받는 향신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재배했으리라 추정하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학 서적인 고려의 <향약구급방>에 약용 식물의 하나로 등장한다.
생강의 맵싸한 성분인 진저롤과 쇼가올은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혈액순환을 활성화하며 혈관 내 콜레스테롤을 배출, 체내 지질 저하 및 종양 억제, DNA 손상 억제 등의 효과를 가진다. 티푸스균, 콜레라균 등 각종 병원성 균 등에 대한 강한 살균작용도 있다. 또한 쇼가올은 진저롤보다 더 강력한 항염, 진통 효과가 있어 관절염에도 도움이 된다.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학 서적인 고려의 <향약구급방>에 약용 식물의 하나로 등장하는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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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롤, 쇼가올 성분과 더불어 생강에 들어 있는 디아스타아제(아밀라아제), 단백질 분해효소가 있어 소화액의 분비를 자극하고 장운동을 촉진시키며 구토와 설사를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회를 먹을 때 생강 초절임을 먹는 것은 생선 비린내, 육류 누린내를 제거하는 효능과 더불어 살균작용 때문이기도 하다.
▲ 엘리자베스1세 / 헨리8세 초상 윌리엄 스코트, 1546년, 유화, 81.8x108.5cm, 윈저성(좌) /한스 홀바인, 1542년, 유화, 66x219cm(우) ⓒ 위키미디어커먼스/공유마당
튜더 왕조의 마지막 군주인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영국 역사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여왕이다. 재위 45년의 기간 동안 잉글랜드 해군은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격파했고 유럽 최강국이자 대영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왼쪽은 엘리자베스 1세가 10대였던 공주 시절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이다. 오른쪽은 그녀의 아버지 헨리 8세(1491~1547)로,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그림이다. 그는 여섯 번의 결혼으로 유명한데, 그 드라마 같은 삶은 현재에도 수많은 이야깃거리로 회자되고 있다.
14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페스트(흑사병)은 이로 인해 유럽의 인구가 1/3로 줄었다고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전염병이었다. 이러한 페스트는 16세기에 다시 영국 런던을 강타했다. 이때 '평소에 생강을 많이 먹었던 사람들은 죽지 않았다'는 소문이 났다. 그러자 헨리 8세는 생강을 넣은 빵(진저브레드)을 만들어 먹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 영조 어진 / 공자성적도 조석진, 채용신, 1900년, 비단에 채색, 73x169.2cm, 국립고궁박물관(www.gogung.go.kr) (좌) / 구영, 16세기 (우) ⓒ 고궁박물관/위키미디어커먼스
왼쪽은 조선 제21대 왕 영조(1694~1776)의 초상이다. 영조는 사도세자의 아버지이며 정조의 할아버지로, 이들에 얽힌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영조는 83세로 승하했으며 재위 기간은 52년으로, 조선시대 역대 왕 가운데 최고로 장수했고 재위 기간 역시 가장 길다. 조선시대의 왕 27명 중 환갑을 지난 왕은 6명뿐이며, 왕의 평균수명이 46세였다.
영조는 오랜 기간 스트레스와 체증으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생강차를 즐기며 이러한 증상을 다스렸다. 심지어 보약의 대명사인 인삼보다도 생강을 선호했다고 한다. 그래서 '임금님은 생강차를 마셨고, 신하는 인삼차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이다. 신하들과 함께 하는 연회에 술 대신 생강차를 권하기도 했다. 감기가 걸렸을 때에는 생강과 소엽(차조기*)을 끓여 마셔 콧물과 기침이 호전되었다.
오른쪽은 16세기(명나라)에 그려진 공자의 초상이다. 공자성적도란 공자의 행적을 그린 그림으로 일종의 고사인물도이다.
공자(B.C.551~B.C.479)는 중국 춘추 시대의 사상가이자 세계 4대 성인에 꼽히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2천 년도 넘은 기원전에 살았던 공자 역시 식사 때마다 생강을 챙겨 먹었다. 공자는 70세가 넘도록 장수했는데,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생강을 차로 즐겨 마셨다고 한다.
한약재로는 생강, 그리고 생강을 말린 건강이 쓰인다.
앞서 소개한 많은 효능 외에도 생강은 풍한(風寒)의 사기를 땀과 함께 밖으로 내보내 오한·발열, 두통, 코막힘, 기침 등 감기의 경증에 좋다. 해독 효과도 있어 남성, 반하 등 독성이 있는 약재로 인한 부작용에 생강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생강의 겉껍질(생강피)은 기를 잘 돌게 하고 불필요한 수습(水濕)을 내보내, 수종과 부종을 치료한다.
건강은 한(寒)을 없애고 속(비위)을 따뜻하게 하며, 양기를 회복시켜 맥(脈)을 통하게 한다. 그래서 팔다리가 싸늘하고 맥이 미약한 증상이나 구토와 설사 등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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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오마이뉴스 '미술관에서 찾은 한의학'에 연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