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궁금한 건가?
거의 2년 만에 쇼핑몰에 갔다.
워낙 쇼핑을 즐기지도 않는 데다가, 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정말 오랜만이었다. 생애 처음 서울구경 온 노인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말로만 듣던 스타필드의 첫 방문이었다.
유모차가 유독 많았다.
그런데 이런, 유모차에 아기가 아닌 반려견이 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쇼핑몰에 반려동물의 출입이 허용된다는 걸 처음 안 순간이다.
내가 집안에만 있던 동안 세상이 바뀐 느낌이었다.
스타필드는 예방접종이 완료된 반려동물(개, 고양이)에 한해 케이지를 사용하거나 목줄을 착용해야 한다. 목줄의 길이는 1.5m 이내로 조절하여야 하고, 몇몇 맹견은 출입을 제한했다.
알고 보니 스타필드 외에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신세계사이먼프리미엄아울렛, IFC몰 등 이미 여러 곳에서 반려동물의 동반을 허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심코 그 강아지를 보면서 걷고 있었는데, 꼬리가 짤뚱하니 동그랗게 치켜 올라가 있어 다른 개들에 비해 유독 항문이 눈에 잘 띄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개는 스트레스를 받진 않으려나, 그냥 공원을 산책하는 것과 비슷한가?
대소변은 어떻게 하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안내판이 적혀있는 한쪽 기둥으로 그 강아지가 다가가더니, 한쪽 다리를 들고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주인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목줄을 당겨 강아지를 끌고 갔다.
같이 걷던 엄마가 말씀하셨다.
"얼마 전에 엄마 친구가 쇼핑몰에서 넘어져서 다쳤는데, 딴 데 보면서 구경하다가 바닥에 소변이 있는 줄 모르고 미끄러졌다나 봐."
엄마 친구 분이면 연세가 70대 중반이신데, 그 후유증으로 한참을 고생하셨다니 안타까웠다.
엄마를 그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끌어당기며 지나쳐 갔지만, 계속 머릿속에서는 그 장면이 반복되었다.
'주인을 따라가서 한마디 했어야 하나, 나라도 치우고 올걸 그랬나.'
주위에 청소하시는 분이 없나 둘러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괜히 누가 또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찝찝했다.
대변은 쇼핑센터 내에 봉투가 마련되어 있어서 그렇게 처리하면 될 것 같은데, 소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개들은 소변을 보는 시간 간격이 어떻게 되는지, 마치 아이처럼 화장실에 데려가서 보게 하는 게 가능한지, 아니면 그저 그들이 소변본 것을 물티슈로 닦는 식으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는지.
반려견을 키우긴 하지만 아직 쇼핑몰에 반려견이 입장 가능한지 모르는 이들도 많았기에, 아예 모르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자기들이 소변보고 싶을 때 보겠지. 보통 실외에서는 그냥 하지만, 쇼핑몰 같은 데서는 그런 일 별로 없어. 만약 하고 나면 주인이 티슈로 닦아서 처리해."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수시로 흔적 남기는 애들도 있어. 주인들은 보통 대변만 치울걸."이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상상했던 대로, 배변 훈련 잘 되어 있는 개라면 화장실에 데려갈 수도 있다고 했다.
케이지에는 이미 그에 대비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매너벨트 안에 기저귀를 채우는 방법도 있었다.
관련 정보와 법률도 찾아보았다.
2019년 연말에는 '애견소변 경범죄 처벌'에 관한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반려견이 인도에 소변을 봤는데, 경범죄 처벌로 5만원 벌금을 냈다"는 글이었다.
이에 "반려견의 소변은 치우지 않아도 된다", "아니다, 법에 상관없이 소변 처리는 기본"이라는 의견이 맞서기도 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경범죄의 종류) 12항에 따르면 "(노상방뇨 등) 길, 공원, 그 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침을 뱉거나 대소변을 보거나 혹은 그렇게 하도록 시키거나 개 등 짐승을 끌고 와서 대변을 보게 하고 이를 치우지 아니한 사람"에 대해서는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동물보호법 제13조 제2항에서는 "소변의 경우 공동주택의 엘리베이터·계단 등 건물 내부의 공용공간 및 평상·의자 등 사람이 눕거나 앉을 수 있는 기구 위의 것으로 한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2015년 1월 20일, 기존의 "평상"을 "공동주택의 엘리베이터ㆍ계단 등 건물 내부의 공용공간 및 평상"으로 개정한 바 있다.
이렇게 개정한 이유는 "현행법은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 시 소유자는 동물의 배설물을 즉시 수거해야 하나, 소변의 경우에는 의자 등 사람이 눕거나 앉을 수 있는 기구 위의 소변만 처리하도록 하고 있어 공동주택 등에서 거주자 이웃 상호 간에 마찰ㆍ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