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현 Feb 16. 2023

KITT 못지않게 유머러스한 챗GPT

전격Z작전(knight rider)

챗GPT가 IT업계의 핫이슈로 뉴스 일면을 뜨겁게 하고 있다.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수려한 말투로 수긍이 가는 답변을 하는 챗GPT는 본넷 아래 정중앙의 감응형 램프를 요리저리 깜빡이며 대답하던 KITT를 떠올리게 한다. 기본적으로 폰티악 차량을 닮은 KITT 내부에는 차량에 앉은 마이클의 육성 또는 손목에 찬 시계를 통해 전달된 음성 신호를 이해하고 작전을 수행하기도 하고 농담 섞인 대화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다.


물론 전격 Z작전(원작 Knight rider)에서 KITT가 보여준 능력은 지적인 대화뿐만 아리라 차량을 통째로 점프시키는 터보 부스트, 소총도 막아내는 방탄 능력, 주변에 기름을 분사해 추격자를 따돌리는 능력 등 다양한 특수기술을 구사해 당시에는 결코 실현불가능한 차로 여겨지기도 했다.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단시간에 분석하고 분석한 결과를 자연어로 마이클에게 전달하는 장면들은 보고 있자면 요즘 자율주행차량과 인공지능이 구현하고자 하는 to-be image에 매우 가까워 보인다.


여기에 비하면 챗GPT는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의 인간의 모사에 불과하다고 보이는데 특히나 카메라와 센서들로 수집된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소통가능한 언어로 해석해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메커니즘을 실현하기에는 아직 찾아내지 못한 퍼즐 조각이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화려하게 만개한 꽃밭을 보고 꽃들이 몇 송이인지 분석을 할 수는 있지만 얼마만큼 아름답고 달콤한 향이 날 것인지 '추정'하기까지는 어려운 것 말이다.


물론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속한 구글의 클로드는 챗GPT와는 달리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유머감각까지 갖췄다고 한다. 뭐, 클로드까지 가지 않아도 OK GOOGLE을 외치고 노래를 불러달라고만 해도 구글 인공지능의 유머감각을 느껴볼 수 있다. 위에 쓴 것처럼 KITT가 마이클에게 했었던 농담 이상의 교감도 가능하다.



이러한 농담을 듣다 보면 인공지능이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대화를 이어가는 게 얼마 남지 않아 보이는데 과거 인공지능의 대화 수준을 평가하는 튜링테스트 이야기를 이전의 다른 글에서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5분 동안 인간과 인공지능이 블라인드로 대화를 진행하면서 인간이 인공지능을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서는가를 판단했는데, 위의 클로드나 챗GPT의 경우는 튜링테스트를 이미 넘어선 수준일 거라고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그래서 카메라, 센서와 연관된 자율주행 기술과는 별도로 챗봇이나 가상비서를 차량의 기능으로 도입하려는 과제를 진행해 왔는데 오픈AI나 챗GPT의 등장으로 입소문이 돌고 있을 요즘 과거의 가상비서 추진계획에 챗GPT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모습이 그려진다. 당연히 탑승객이 터치나 타이핑 없이도 스마트폰을 통해 해왔던 활동들을 대화나 언어를 통해 대체하려는 것인데 이를테면 귀가하는 도중 치킨이 생각나 집 근처 식당에 비서봇을 통해 take-out으로 주문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자동차 업계가 센서 카메라 구동계와 관련된 자율주행과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는 것처럼, 챗GPT는 지각과 판단, 대화, 그리고 행동을 일관성 있게 처리할 수 있는 종합적 지적 능력을 가진 KITT나 오토봇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로 가득 찬 디스토피아를 그린 미래도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류가 몰락하는 상상과 허구로 공포를 줄 뿐 현실이 될 수 없다. 아니,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해도 그렇게 되도록 동의하지는 말자.


구글의 엔지니어가 말하듯 인공지능의 한계는 인류가 설정하도록 되어 있고, 인류가 스스로 몰락하려는 계획을 좋아하게 될 일 없을 테니까 말이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전기차 공조, 그리고 Dutch bo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