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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seat Sep 30. 2024

도멘 히데 방문, 일돕기

성공한 덕후가 되다

도멘 히데, 특별한 인연이 되다.

『...

처음에 와인의 독보적인 맛과 깊이감에 충격이었는데

이번엔 히데상의 사는 모습을 보고 크게 맞았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와 정말 닮아있었다 』


이게 9/8  인스타에 쓴 글인데 이젠 9월말이니 정리 기록이 늦어져버렸다.

(다소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해서 읽으실 분들에겐 길 수도 있음에 주의바랍니다..ㅠ)


4월 교세라돔 후지마루주최시음회,

그 곳에서 우린 퇴장시간가까이 마지막시음에 부재중인 부스 도멘히데의 와인을 맛봤다.

맛본 소믈리에씨- (무척 다급해보인다) '와 ! 이거

뭐야..대박인데' (다른것도 마신다 but 그건 거의 세디멍)

'베스트가 바뀌었어! 이분 누구야?꼭 만나야되!'

그리고 기다리다 어쩔수 없이 퇴장출구쪽에 갔을때야

만난 시부타니상, 그 상황은 우리에게 언제까지나 극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시간의 촉박함과 간절함에 통역으로 직설적인 감상을 전했고, 깊고깊은 와인맛과 대조적으로(?) 시부타니상은 허울없고 순수한 어른이심을 대화를 하자마자 느껴서 인상적이었다.

이동하는 전차에선 도멘히데의 모든 인터뷰와 정보를 찾아보고 시부타니상의 특이한 이력에 놀랐었지..

'작은거인' 같은 분이라 느꼈다.

 돌아와서 메일을 주고받으며 지냈고,

우린 6월에 일본와인의 명성으로 최고인 도멘타카히코에 방문하게되었고, 임팩트있는 경험과

동시에 도멘히데에 더더욱 가고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9월 방문 (밭작업도) 가능여부를 여쭈었다.

시부타니상은 흔쾌히 '작업을 도와주시고 괜찮으시면 우리카페에서 묵으세요, 일본을 만끽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라고 하셔서 무척 기쁘고

놀라서 답장을 드리고 9월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야마나시 미나미알프스시(南アルプス市)9/2



버스시간때문에 무리하지않고 저녁도착으로 약속했다.
시부타니상과 간단한 식사, 거주하는 도멘히데의 고민가카페로 데려가셨다.
쭉 올라가는 주택가, 그곳이 인터뷰와 도멘정보로만 보던 月晴れる (이름도 너무좋아해..츠키하레루.달 맑은,,)
포도를 말리기위해 구한 장소인데 이 100년넘은 古民家고민가가 딸려있던 것이고
이 절경의 고민가가 아까웠기에 오래되어 어렵고 큰 공사를 걸쳐 리노베이션해서 카페로 만드셨다.


스즈무시(방울벌레)들의 소리가 울려퍼지는데 밤에도 시끄럽지않고 돌아 와서도 그 소리가
계속 맴돌고 아름다웠다고 계속 얘기했더랬다..ㅎㅎ

자기전에,
소믈리에씨가 한달동안 생각을 담아 쓴 편지. 번역기를 돌리고 내가 검수한 내용을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시부타니상에게 전달했다.



올빼미패턴인 우리에게 아침 햇살에 자연스레 눈을 뜨는 상황도 신선했고 정신이 맑아졌다.
8시에는 도멘으로 가서 작업하실거라고 얘기하셨고, 본인은 6시쯤부터 일어나서 이것저것
하고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 눈을 뜨면  다음날 아침도 다다음날 아침도 이모 (감자,고구마등) 밭에서
한참을 잡초제거하시는 모습이 어쩐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또 우리가 일을 시작하는 날. 동시에 첫 출근을 하는 분이 계셨는데, 이곳에와서 시부타니상과 미팅을
하고 같이 도멘으로 내려가는 아침이었다. 비건와인도 만들고 내츄럴와인을 만드니 비건이 되신
시부타니상이 차려주는 아침은 두유와 그래놀라, 카페의 간판메뉴 쌀찐빵등이 었는데,
처음 뵌 새 스탭분에게도 스스럼없이 드시겠냐고 우리와 똑같이 차려주는 모습, 스스럼없이
합석해서 이야기 나누기 시작한 소녀같은 아주머니, 일하게되신 경위도 듣게되어 신선했다.
이 후에 선별작업, 밭작업도 함께 하면서 소소히 얘기나눴다.
도멘히데만의 특별한 아파시멘토방식 와인이 있다.! 단에 포도를 널고 선풍기로 말리는 전용 장소,

증류하는 공간도 보게되었다.



회사로 와서 모든 스탭들에게 서로 소개, 인사를 시켜주시고,
선우의 손편지를 모두 읽어보라고 사무실에 올려둔다고 하셨다.!
코슈 선별작업과 옮기기, 투하를 함께하였다.


흐려지고 비가 조금씩 떨어진 오후, 시부타니상이 밥먹자고 우동집 데려가심
야마나시에는 요시다우동이라는 지역우동이 있다는데,
이 면발이 어디서도 먹어본적없는 되게 단단한데, 쫄깃한 사누키우동하고는 또 다르고..
나는 붓카케를 좋아해서 킨삐라 올려진 이런거 있어서 고름, 근데 엄청 맛있었다 진짜. 면발 매력적이고,,


덜컹거리는 domaine hide 봉고차로 다 데리고 다니녔다,
저 잎은 어떤 품종의 잎인데 모양이 특이하다고 떼어주셨는데 까먹음..





완전 무농약 비오디나미로 포도 재배하시는 도멘히데.
밭은 여기저기에 되게 많아서 이날만 4구역? 이동해가며 온 것 같다. 보시며 현재 포도상태나 당도확인,


밭 이동하시며 잠시 이웃할아버지 집에 내리면서 연세많은 분계셔서 보고 인사만 드리고 온다고 들르시거나
통화하는 지인분. 치바에서 와이너리 시작했다고 우리도 영상통화로 인사시켜주시는 모습들.





오후엔 발로 mba으깨는 작업도 우리에게 시켜주었다.
(작업화가 붙어있는 작업수트는 깨끗히 씻어 햇빛에 말려 사용한다)
이렇게 하는 방식은 지금세상에 흔치 않는 방식이고 경험이라고,
모두 골고루 으깨지만 포도를 으깨는 정도는 직접하는 사람이 느끼고 판단할 부분이라고.
또 포도를 중간이상 넣어 양이 찰수록 꽤 몸이 힘들어진다고 작업설명을 도와준 분께서 말씀하셨다.
정말 포도양이 많아질수록 갯벌에서 질척이는 느낌으로 발을 올려하는게 체력소모가 되서
우리 둘이 1번씩 바꿔 입어가며 교대했다.


져녁엔 홈센터(각종 생활 도구, 기구, 원예, 잡화등을 파는 곳)에 들르고
대중온천도 데려가셔서 우리 소믈리에씨는 첫 일본온천 데뷔 ㅎㅎ
(자기 우상하고 온천간다고 일본가기전 급다이어트함..하핫)
로비에서 다시만나기로한 시간에 안나와서 보니 노천탕이 너무좋아서 시간모르고 한참을 있었다고..
이날 저녁은 마트가서 각자 먹을거리 장보고 月晴れる에 있는 도멘히데와인들 다 마셔보자고
하셨기에 기대하고있었다.





와인 다 깔아주시고, 댁에서 함께 식사하는 날이라니..영광.. 모든 순간이 영광이었지만.
리파소논빈티지, 베베, 마슈마로네, 시로시로 미즈나라, 비건, 일본도자기숙성, 호시와인(아파시멘토), 라퓨타..


많은 순간들 속에 내가 시부타니상께 무척 감동한 것은
일본경험이 많지는 않은 선우이야기와, 일식과 쌀밥을 너무좋아해서
일본 식문화를 제일 좋아한다고 했던 말을 했었는데,
이날 장보러가면서  '밥은 갓지은게 좋겠죠?' 라고 하셨고, 아니어도 좋다고 했는데
아마 와이프분께 밥짓는 법을 물어보시고 보내주신대로 쌀 불리기 시작한듯 하다,
조금 늦겠다고, 그리고 타이머 맞춰서 밥을 지어주시는 것 같았다. 타이머가 울렸는데 밥이
설익어서 '실패했다'며 아쉬워 하시는 서툰 모습에 울컥했다.  
물을 넣고 좀더 끓이셨고 너무 맛있게 먹었다..
또 우리에 대해, 가게에 대해 물어보시면서 인스타그램을 유심히 다 보시는 모습,
밤이 깊어 10시 취침하시는 분인데 잠시 잠드시기도하고,
접시를 정리할 때는 세척기에 돌릴테니까 냅두라고 하셨는데,
글라스들은 닦아드리자하고 린넨으로 물떼없이 전문적으로 닦는 모습을 보시고는 주무시러
가다 다시 와서 닦는법을 배우고싶다고 배우시더니 너무 고마워하셔서 이거라도 도움이 된것 같아
이야기하며 기분좋았다.



다음날 아침 카페 정문쪽으로 둘러가보면서 산책을 하고 또 아침밥
별거아니지만 찍고 싶은 광경이었다.
빵굽고 비건버터 발라 차려주시는 것도 손이 가는 일인데 죄송스러웠다.



우리 소믈리에씨는 '이렇게 살고싶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히데상같은 모습일 것 같아' 라고 했다.
그 말을 히데상에게도 하고싶어서 통역해 전했다.
다음 아침은 '절경의 밭' 새로 심은 싹을 찾고 잡초제거 작업
'가혹한 작업' 이 될꺼라고 하셨다
카페에서도 더 한참을 올라가 고도가 600의 높은 경사면이었다.



허리도 아프고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힘들었는데 뭔가 보람있고 중독성있는 작업 ..

(브런치는 동영상이 안 올라가는점)



점심먹으러 내려가서 마지막식사는 빵집,
오너셰프가 와인좋아하시고 도멘히데의 와인도 판매하고 계신 곳.
내가 빵러버라고 하니 바게트도 주시고,제빵스탭분이 드립커피주셨는데 너어무 맛있었고 빵도 더 챙겨주셨다


2박3일간 이 부릉이를 몇번을 타고내린건지 다시 영상 보면 정겹다
점심먹고는 카페에서 와인사고 짐 챙기러 갔다.


더웠다. 이때도 매미가 울고 그냥 여름이잖아? 하실정도로,
오후에는 와인 분석+기록에 또 옆에 설명하시느라 신세많이진 이와바상.. 옆에서 계속
보니까 부담스러워 하시면서도 묵묵히 하던대로.
그리고 마지막에 매니저님하고도 우리는 같은팀이다 식으로 얘기나누며 화기애애하게
막걸리나 토부로쿠 얘기도 나누고, 4시 버스를 타러 떠났다.


야마나시의 마지막밤은 숙박만 하고 돌아가기위해 코후시에 버스타고 가는 길
..아쉬움이 밀려왔다.



시부타니상이 갖고싶은거 다 가져가라구 주신 라벨중에 골라 챙겨온것,
도멘히데의 라벨들도 우리가 너무 좋아하기에 가게에 액자에 넣어 장식해놨다.


여래의 그림이 라벨화된 코슈 아파시멘토는 왠지 엄청 맛있을 것 같아 조금 두려워하며 기대하고 있다.


깊고깊은 와인의 기억으로 단숨에 도멘히데의 열렬한 팬이 된 우리는
동경하는 와인과 삶을 살고있는 시부타니 히데오상과 특별한 관계가 되었다.
지금도 미나미 알프스를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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