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에도 자유로운 싱글의 삶
일단 시코쿠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을 했으니 일정 확정과 함께 비행기표 예약이 먼저였다. 우리 회사는 보통 1-2월이 여유로운 시기로 많은 연구 과제들이 2월 중순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주 이상 자리를 비우려고 마음을 먹으니 아무리 조직 문화가 좋은 직장이라 해도 괜히 눈치가 보여 2월 초까지는 업무 복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올해 설은 1월 21일부터 24일까지로 1월 말에 설날이 껴있었다. 시댁도 친정도 따로 없는 싱글녀에게 설날이란 그저 연가를 아끼고 길게 쉴 수 있는 날이다. 명절에 언니 혼자 일본에 가있는 건 용납 못 하겠다는 동생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생에게 가족들을 맡기기로 하고 설 연휴 기간은 그냥 포함하기로 했다. 가정이 있으신 동료 선생님도 동그란 눈을 하고 설에 집을 안 가냐며 놀랬지만 자유로운 싱글이라며 웃어드렸다.^^
마일리지가 비교적 적게 들면서 연가를 최대한 적게 사용할 수 있는, 그리고 전년도 업무가 마무리되고 신년 업무가 시작하기 전 그런 적절한 날짜를 고민했다. 2주를 갈지 3주를 갈지도 갈팡질팡했다. 주변의 조언을 얻어 깔끔하게 2월부터는 업무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결국 돌아오는 비행기는 비즈니스석으로 끊고 여행 기간은 1월 13일 금요일부터 1월 30일 월요일까지로 확정했다.
내가 애용하는 숙박 예약 플랫폼은 아고다와 호텔스닷컴 그리고 일본 여행의 경우에는 자란넷 정도이다. 아고다는 할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사용하고 있고 호텔스닷컴은 락인 효과랄까 20대 초반부터 쓰기 시작해서 계속 쓰게 되었다. 자란넷은 가끔 아고다나 호텔스닷컴에서는 예약할 수 없는 숙소들 특히, 료칸과 같은 숙소들을 예약할 수 있어 좋다. 플랫폼별로 가격 비교하며 결제 수단에 맞게 적절히 예약하면 좋다.
오사카 in&out 일정이라 29일 저녁 오사카 공항 근처의 호텔 숙박을 먼저 예약했다. 선택 기준은 적당히 깔끔하면서 비싸지 않은 그리고 공항까지 셔틀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짐도 많을 테고 아침에 그 짐을 지고 공항까지 가는 건 너무나 별로 같았다. 이즈미사노역 근처에 있는 이즈미사노 센터 호텔로 예약했다. 이즈미사노역은 공항선인 라피트도 탈 수 있는 역으로 구글맵상으로는 약간 번화한 느낌이 들어 드러그 스토어는 있겠다 싶어 야간 쇼핑을 꿈꾸며 예약했다. 실제는 나의 예상과는 엄청 달랐지만 그래도 호텔룸 컨디션과 셔틀 서비스는 좋았다. 이즈미사노역 근처에 대한 이야기는 여행 17일 차 후기 글에서 풀어 보겠다.
오사카 공항에 도착하는 날 숙박이 관건이었다. 내가 처음에 참고하게 된 블로그에서는 오사카에서 와카야마현으로 넘어가 와카야마시역 앞 호텔에서 1박을 한 후 와카야마항에서 페리를 타고 도쿠시마로 넘어갔다. 와카야마현에서도 한번 숙박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모처럼 금요일 비행기를 끊었는데 막상 본격적인 관광이 일요일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 아쉬움에 고민이 됐다. 실제로 일본 도착하는 당일 저녁 와카야마시역 앞 호텔에서 숙박 예약을 했다가 구체적인 여행 동선이 확정되면서 도착 당일에 시코쿠에 입도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하였다.
여행의 시작과 끝은 정해졌고 시작과 끝 사이를 채울 계획에 설레기 시작한 J형 인간의 연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