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이야기 8

태현, 현자

by 넛츠피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항상 순탄치는 못했다.

현자는 결혼하자마자부터 사기결혼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태현이 함께 살 집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지만 첫날밤 태현은 현자에게 고백했다. “이 집은 사글세랑께유“

약혼식날 대게 약혼식의 식대는 남자쪽에서 내는 것이 관례인 법인데 계산할때가 되니 저만치 떨어져있던 시숙의 태도를 봤을 때 알아 챘어야 했다. 태현의 명의로 집이 있다던 말도 20살은 족히 많은 형님이 엄마에게 한 거짓말이였다. 얼마나 울었을까, 태현은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정말 이 남자는 멋대가리가 하나도 없었다. 매월 월급을 받으면 봉투째 가져다 주는 것 외에는 집에 오는 길에 풀빵 한번을 들고오는 법이 없었다. 약혼 후 함께 산지 한 달 쯤 되었을때 부터 ’드럽게 멋대가리없는 남자‘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남자… 자취를 오래해서 그런지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게 집안일에 꽤나 적극적이었다는 것이었다.

약혼한 첫해에 둘은 아이를 가졌는데, 태현은 가족이 한명 더 생긴다는 생각에 퇴근 후 부엌에서 설거지도하고 가끔은 김치찌개도 끓이곤 했다. 태현은 예쁜 아내에게 이만큼 잘한다고 온동네에 자랑하고 싶은건지 꼭 주방문을 활짝 열고 자랑하듯이 주방을 서성 거렸다.

“아이참 남사스럽게 왜 문열고 그래유. 다른집에서 보면 유난이라고 욕하것어유”

“긍께 내 마누라한테 내가 잘해주는데 뭔상관이여?? 신경쓰지말어 문 계~속 열어두랑께“


식은 올리지 못했지만 약혼식 이후 둘은 부부가 되었다. 이른시기에 생업에 던져졌다는 공통점 덕분인지 점차 하나가 되어갔다. 태현에게는 홀홀단신 고아와도 같은삶에 유일한 가족이 생긴 것이었고, 현자에게는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와는 대비되는 근면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외모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지독히도 외로웠던 외로움의 끈을 끊어준 현자에게 더할나위 없이 착실한 태현을 점차 남편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착실한 남편과 검소한 아내의 조합은 더 나은 삶을 함께하는 것을 꿈꾸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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