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티 가게랍니다. 커피도 있고요. 7평 정도. 테이블은 딱 2개 있어요. 몇 명 들어서면 가득 차는 작은 가게입니다.
볼살이 오동통한 40대 사장은 볼 때마다 뭐가 그리 신나는지 싱글벙글입니다. 목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요. 누가 봐도 외향인인데 믿기 어렵지만 본인은끔찍하도록 소심한 내향인이라 하더라고요. 뭐 한가할 때 책에 빠진 모습을 보면 좀 그래 보이기도 하고요.
종종동그란 눈의 사람들이 동그란 얼굴의 사장에게 묻습니다."힘들지 않냐?"라고. 사장은 매번 "재미있어요." 대답합니다. 그럼 뭐가 그리 재미있냐 물어요. 짧게 답하자니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이해가 어려워 한번 써본다 합니다. 읽기 지루하지 않길 바란다는 말을 시작으로 작은 가게 사장이 그간 모아 온 이야기를 풀어 본대요.
작은 가게에 담긴 작은 말들, 그게 그렇게 행복해 '적절히 열심히'를 다짐했던 초심을 잃고 '자꾸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는데요. 초심 잃은 작은 가게 이야기, 시작합니다.
딸이 버블티를 좋아해 버블티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버블티마니아 시현의 그림 선물.
동화를 쓰고 싶었습니다.
보라색 타로 버블티를 받아 들면 다투었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고
노란 옥수수 버블티를 마시면 면접 봤던 곳에서 소식이 날아오고
하얀 코코넛 버블티를 선물하면 좋아하던 그 애의 마음이 도착하고
분홍 딸기 버블티를 흔들면. 진심 담아 흔들면. 기도하듯 그렇게 정성으로 흔들다 보면. 꿈처럼 엄마가 돌아오고.
이런 동화를 마음으로 쓰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말하지 못하지만, 쓸 줄 몰라 동화로 담지 못하지만 꼼지락거리는 상상을 음료에 담아 전하다 보니 만날 히죽거리나 봅니다. 그래서 늘 들떠 있나 봅니다. 환상을 글로 옮길 재주가 없어, 있었던 일들옮겨만 볼게요. 동화만큼은 아니어도 꽤 귀여운 매일이거든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는 마법 같아서 쓰다 보면 온기가 피어나요. 바쁜 사람이 되고 보니 타인의 시간을 1분 1초도 공으로 얻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커집니다. 내어주신 시간에 대한 보답으로 온기가 전해질 수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