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수 있을까?

(DTS / -137)

by 유이한나무

2019년 5월 12일, 밤 21:37분.

정리된 이야기를 잘 적고 싶은, 큰 욕심을 품고 일단 무작정 토해내기 시작한다.


첫 글은 맥락이 정돈되지 않고 막 쏟아낸

사춘기의 일기와 같을 것이다.





혼돈의 시대, 궁핍의 시대, 방황의 시대를 가히 겪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올해 불혹이라는 40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물론, 만 나이로 치면 아직이다.

불혹은 무슨, 온갖 다방면의 유혹은 아마도 평생을 흔들어 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지금 적게될 이 글의 모습에 대해 어떤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우선 멈추지 않고 첫 기록을 꼭, 남기는 게 내 목표다.


나는 배불뚝이다. 막 많이 나온 것도 아니다. 벗지 않으면 막 살쪘다고 보기도 애매한 몸매로

그 하얗고 토실토실한 배와 가슴살은 나만 아는 내 자존감 하향조정 원인 1순위다.


난 크리스천이다.

난 지난 3~4년간 말씀에 목이 말라 있었으며, 그동안의 삶에 대해 주의 인도하심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그 기간은 나를 매우 담금질하는 시간이었다.

그 기간 동안의 나의 삶은 매우 버겁고, 궁핍했고, 비루했다.

그 기간 동안 나의 지갑은 천 원짜리 한 장마저 품지 못했던 날이 거의 대부분이다.

늘 카드 빚, 돌려막기, 연체 기록, 추심 압박...

살다 살다 이런 경험은 정말...


그러나,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나와 우리 가족은 예수전도단이라는 선교단체의 소위 DTS라고 불리는 제자훈련을 떠나기로 결심한 상태다.

앞으로 4개월여 뒤, 9월 26일인가?부터 시작이란다.


무려 하와이 코나란다.

무려 3개월 또는 6개월의 여정이다. 가족 모두.


이쯤 되면 생각이 들기 마련...

직장은? 집은? 돈은?


직장?

사표 써야 한다. 돌아와도 복직 가능한 게 아니다. 그리고, 이 직장, 이 분야, 그만 하고 싶다.

난 직장생활이 안 맞는다...라는 생각이 팽배하다.

다녀온 후? 모른다. 대책 없다. 하나님이 도우셔야만 한다...

나만의 그 무언가를 하고 싶다.

그리고.. 돈도 웬만큼 벌었으면 좋겠다.

카드를 썼으면 그만큼 결제해 낼 수 있는 정도...

생명보험, 암보험은 그렇다 치고 실비보험 하나 못 들고 산다.

나, 아내, 우리 아이들 모두...


집?

6월 중순이면 드디어 지긋지긋한 75만 원의 월세집을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쩌다 독박 써버린 월세집... 이에 대한 설명은... 지긋지긋해서 안 쓴다.

집? 아주 작은 방하나, 방 두 개, 어쩌면 반지하, 옥탑.. 등의 방을 겨우겨우 구해놓고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돈?

보증금 받으면 반은 아직 상환기간 남았으니, 그대로 작은집 구하는데 쓸 거다. 반? 반중의 반은 그동안 쌓인 빚 갚아야 한다. 그 나머지 반중이 반으로 겨우 3개월 여정의 재정만 확보해 둔 상태다. 나머지 3개월은 포기하거나, 어떻게 어떻게 하늘이 돕거나...



이 와중에 무슨 훈련?

미쳤냐? 미쳤다.라는 소리를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로부터 들을지도 모르며, 이를 아무렇지 않게 감당할 자신 없다.

그래서 현재 비밀이다.

사실, 어떻게 또 엎어지고, 바뀔지 모를 일...


그럼 왜?

말씀 붙들고, 인도하심 믿고 사는 몇 년간의 삶을 통해... 우리 가족은 현실의 어려움 속에 말씀으로부터 얻던 힘과 에너지마저 의심하게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하나님 당신의 일하심은 무엇입니까?

이런 역경의 파도는 언제까지 입니까? 나와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합니까?

우리의 이런 혼란과 방황은 어디서부터 시작이며, 이를 넘어설 수는 있는 겁니까?

라는 도전적이고 반항적 메시지를 핑계로 어쩌면 잠시 잠깐의 도피를 희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야만 하는, 갈 수 있을만한 많은 이유를 찾아낸다.

하지만,

가지 못하는, 갈 수 없을만한 많은 이유도 찾아낸다.

그래서,

하루가 멀다 하고 머릿속 테이블에서는 핑퐁의 저울질이 쉴 새 없다.



이 글은 DTS를 가기로 결심한 후,

전 기간,

가기 전 4개월

간 후 3~6개월가량의 시간을

잘 정리된 글로 남겨, 나만의 기록물... 나아가 한 권의 책...

누군가에게 잘 읽히고, 도움이 되고...

사실 내게도 현실적 여러모로 유익이 될 그 무언가를 위한 노림수가 들어 있기도 하다.



그 어떤 욕심,

처음부터 잘 꾸며내고 싶은,

어떻게 하면 잘 읽힐까? 하는 마음 등에 대해


다 내려놓고 무작정 휘갈겨 우아아 아악~~ 토해내어 기록하고 있다.


저 생각들이 결국 다시 나의 게으른 자신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내일도 내일의 글을 남길 것이다.

오늘과 같은 하소연과 두서없는 생각의 나열이 반복될 수도 있다.


그러나 꼭 지켜내고 싶다. 부디.. 제발...

이 기록만은...

이거 못해내면... 난 아무것도 못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다...라는 최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