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딸 바보가 썼어> 2화 겸 <아내바보 워너비가 썼어> 1화.

by 유이한나무

또다시 찾아온 기침으로 약을 먹어야 해서

매 끼니를 챙겨 먹어야 합니다.
한참 적게 먹기와 운동으로
일정 kg의 살을 빼놓은 지금,

평소보다 적게 먹어야 하니까
간단히 먹자 생각하지만,
밥이 얼마 없다는 얘기에 한참을 고민하다
귀찮은 맘과 몸을 이끌고 외식을 나갑니다.


채선당 플러스, 샐러드 바와 소고기 샤브~
맛있게 먹습니다.

한참을 먹다 보니 눈앞에,

옆에 아이를 앉힌 아내가 보입니다.


한눈에 봐도 음식을 먹는 건지,
집어넣는 건지, 제대로 집어넣긴 하는 건지..


사실 이런 외식의 모습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걸 알고 있는데
아빠보단 엄마를 잘 따른다는 허울 좋은 핑계로
늘 아이를 엄마 옆에 뒀었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길,
남편은 묻습니다.
많이, 잘 먹었냐고..

정신없이 먹었답니다.

유난히 미안합니다.


사실, 요 며칠 아내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순간이 있고,
여러 가지 현실의 상황상
제겐 매우 진지한 고민과 생각에,

삶이라는 게 버겁게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순간이면 제 자신에게 있어
그 좋던 하나님은 온데간데없습니다.


나와 같은 버거움과 고민,
어쩌면 저를 향한 미움도 있을 아내,
꿋꿋이 아이를 돌봅니다.

그 모습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잘 먹었다 생각한 저녁,
(외식을 결정하고 치르고 나면 왠지 뿌듯한 아빠/남편)
(외식의 최종 결정은 아빠에게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
요즘 기침이 있는 아이가
여지없이 또 한 번 엄마 품에 토사물을 쏟아내고
웁니다.

집에 도착하자 씻습니다 엄마랑 같이.
엄마는 배가 비었다며 삶은 달걀 하나를 먹입니다.
잘 먹습니다.


또 기침, 또 비워냄.

아이는 비워내고 나면 속이 편한지
참 잘 놉니다.

낮잠을 얼마 못 잤던 아이,
엄마 아빠는 일찍 눕습니다.

곧 잠든 아이,
막힌 코와 기침으로..
잠자는 게 힘겹습니다.

그러다 또 비워냅니다.
들어있는 것도 없는데...


10시경 누워 2:30 경까지
그러기를 대여섯 차례..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빠는 평소처럼
일찍 눈을 뜹니다.
잠든 아이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대고 말없이 바라봅니다.
비워냄으로 인한 토사물의 향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 작은 아이가 무슨 고생인가? 싶습니다.

엄마는 신경 쓰이기도 하여
잠을 많이 못 잤다고 합니다.

이날 아침
남편, 그리고 아빠는
뭔가 마음이 무겁고 미안합니다.


최근의 고민과 어제의 아이의 고통이...
다 아빠인 나 때문인 거 같습니다.


남편, 그리고 아빠는

진지한 고민, 생각...
다 필요 없이
하나님께 엎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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