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바보가 썼어> 시리즈 6화.
1년 하고도 7개월이 지났다.
내 안의 언제나 같은 마음과 시선으로
아내와 아이를 향한 글을 기록해 보겠노라고
다짐하고 글을 쓰다 멈춰 지낸 시간이...
이렇게 무뎌지고,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는 것인가 싶은 마음이 자주 들었다.
글을 쓰고픈 울림이 찾아와도, 유야무야... 하면서...
오늘도 그렇게 지나갈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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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열음이(아들)가 두 해째의 삶을 살고 있다.
여러모로 아직은 부모의 눈과 손이 많이 필요할 때다.
나의 큰 아이, 내 딸 은조.
열음이가 갓 태어난 지난 5화를 기록할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게, 어쩌면 더욱 보챔과 시샘이 늘었고 심해졌다.
너무 많이 심해졌다는 생각을 넘어
이 녀석이 매우 버릇이 없고, 못 되게 행동한다 생각될 때가 많아졌다.
그 정도와 구체적 상황은 굳이 나열하지 않기로 한다.
오늘도 그냥 지나갈 리가 없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이부자리에서 네 식구가 즐겁게 장난치며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다.
은조는 상당히 에너지가 넘치고,
좀 과격한 면이 있어 종종 동생과 엄마 아빠를 다치게 하는데,
이 번엔 아빠 차례, 아프다.
좀 전 책을 읽어주다 재미없다고 가버리는 은조로 인해 살짝 짜증이 나 있던 쪼잔한 아빠..
짜증이 확~~
은조는 삐진다.
그런 짜증 난 아빠와 삐진 딸을 지켜보던
아내, 미희가 은조에게
‘은조야~! 아빠랑 싸우지 말고 잘 지내야지~!
아빠 저렇게 혼자 책 보고 있는 거 봐, 외로워 보이잖아. 나중에 은조 시집가면,
“ 그때 아빠가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
라며 울고 그럴 거야.’
갑작스러운 극의 전환이 일어났다.
아빠가 싫다, 아빠랑 놀기 싫다,
열음이랑만 놀아준다,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해 줘라,
왜 맨날 나만....
.. 이라던 은조가 훌쩍이며 울기 시작한다.
아빠와 엄마는 서로를 바라보며 뭐지?? 싶은 눈빛...
엄마의 얘기에 갑자기 슬퍼졌다는 아이,
아빠랑 헤어지는 게 싫다는 딸,
나중에 결혼도 안 하겠다는 은조,
놀이터에도 나 혼자는 제발 보내지 말라는 이 녀석...
아빠와 엄마는 괜스레 눈물에 동참케 되었다.
이 어린 녀석이,
와일드 한 행동 이면에 매우 여림이 내재되어 있음을 몰랐던 게 아닌데...
이 아이가 누나일 뿐인데...
아직 아이인데...
말을 알아듣는다는 거 때문에,
충분히 설명해주면 다 이해할 거라는 기대 때문에,
아직 어린아이임을 금세 잊는다.
매일 혼이 나고 울어도,
엄마 아빠의 팔을 끌어안아야만 잠이 드는
이 아이를...
아빠, 엄마는 내일도 마음껏 사랑해 주지 못할 게 뻔하다.
미안하다. 내 딸.
고맙다. 우리 은조.
그래도 매일 더 사랑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