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딸 바보가 썼어> 시리즈 7화.

by 유이한나무

은조는 '너랑 나랑 산이랑'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닌다.

보통 '산이랑'이라고 부른다.

고로, 엄마와 아빠는 어린이집의 임직원이다.


다가오는 20일, 은조의 생일이다.

생일이 있는 달의 생일이 있는 주의 금요일을 보통 '생일 마실'이라는 이름으로 그 아이의 집이 하루 동안 어린이집이 된다. 생일파티 초대 겸...


여차저차 해서 오늘 14일, 은조의 생일 마실을 했다.

귓속말로 축하의 말 전하기, 편지 주기, 생일 케이크, 실내외 자유놀이, 부모 중 한 명 특별 순서...


특이할 만한 상황은 없었으나 아내와 나는 자체평가를 성공적이라고 내렸다.

무엇보다 은조는 친구들이, 또는 누군가 집에 오는 걸 참 좋아하는데, 산이랑에 다니기 시작할 즈음이 생일이 막 지난 시점이라 작년의 생일 마실을 경험해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더더욱 기다렸고, 충분히 행복해 보이는 은조를 보며 엄마 아빠는 좋았고 감사했다.


이 날,

내 딸 은조와 나, 아빠는 서로를 한 번씩 울렸다.


생일을 맞은 딸에게 덕담 한 마디를 하라는 선생님의 멘트...

말하지 못했다.

울컥, 역시 꼴 사납게 눈물만... 애꿎은 아내도 눈물... 애꿎은 아내가 내 대신 덕담....


감성돌이...?라는 허울 좋은 감투보다, 너무 일찍 찾아와 버린 호르몬 변화??라고 하는 게...

오히려 위로가 된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 아내를 생각해도 눈물, 동생을 생각해도 눈물, 딸을 생각해도 눈물, 아들은... 아직...^^;;;


하루가 잘 가고 있다.


잘 시간이다.


늘 잠들기보다 조금 더 노는 게 좋은 은조는 동생과 나란히 앉아 아빠에게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즘 꽂혀 있는 두 곡의 동요를 듣는다.


약속한 재생 횟수가 지나가는 과정, 멍하니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는 은조 옆 열음이의 눈동자가 예뻐서 아내에게 말을 거는데.....


은조가 열음이의 눈을 팔로 슬쩍 가린다.

전보다 훨씬 나아진 게 분명해 보이나, 여전히 남아 있을 질투, 그 감정이 섞인 의도치 않은 팔놀림...

아빠는 잠시간 은조를 나무랐다.

휴대폰을 껐고, 자리에 누운 은조를 끌어 앉고 토닥이며 쟤우려 했다. 늘 그러듯이...


어라? 은조가 삐져 있다.


그때부터 시작된 은조를 둔 나 혼자만의 신경전을 거듭하다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한다며 괜한 아내에게 성질을 내고, 작은 방으로 가 버렸다.


이런.. 서러움 가득한 울음을 품은 은조와 열음이가 작은 방으로 따라 들어온다.

그 두 아이는 아빠에 대한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없었다.

정말 그랬다.


그런데, 그냥 아팠다.

그렇게 난...

은조의 짧고 충분치 않은 질투의 모습에 너무 긴 신경전을 펼쳤다.


좋았던 하루의 마침표가 울음으로..

나는 그렇게 은조를 울렸다.

무서운 목소리로... (은조가 알려줬다.)



아픈 마음을 명분 삼아, 은조와 열음이를 다시 안방으로 데려갔고,

그 마음으로 은조를 안았다.


요즘, 아빠를 한 껏 안는 은조다.

그야말로 한 껏 안는다.


이런 은조를 난, 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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