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2일 화요일의 기록
요즘 내가 활용하는 AI 툴들을 세어보니 생각보다 많았다. 회사에서는 제미나이만 활용할 수 있어서, 검색이나 회의록 요약(특히 구글밋으로 미팅하는 경우 회의록 요약을 잘해준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데이터 작업에 이를 활용한다.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요즘 노력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ChatGPT를 가장 많이 쓰고,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할 때는 Claude를, 빠른 정보 검색에는 Perplexity를 활용한다. Flowith로 복잡한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기도 하고, ImageFX로 간단한 이미지를 생성해보기도 한다. 예전에는 며칠 걸리던 리서치를 몇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 물론 결과물의 정확도는 내가 다시 검증해야 하지만, 시작점을 잡는 데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AI가 이렇게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는 영역이 있다. 특히 PM에게는 사람 사이의 맥락을 읽는 능력이 핵심이다. 개발자가 "일정이 빠듯하다"라고 할 때, 그 말 뒤에 숨은 진짜 의미를 파악하는 것. 디자이너가 "이 방향으로 가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할 때, 그 의도와 우려사항을 읽어내는 것. 이런 것들은 AI가 대체하기 어렵다.
또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이해충돌을 조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도 각자 다른 결론을 내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합의점을 찾아갈지 판단하는 것.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정할 때 각 팀의 상황과 목표를 고려해서 균형을 맞추는 것. 이런 부분들은 경험과 직관이 필요하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옵션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최종 결정은 여전히 사람이 내려야 한다. 앞으로도 이런 영역에서는 PM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이게 생각보다 개발자와 소통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개발자에게 요청할 때 "이거 좀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구체적인 요구사항과 제약조건, 예상되는 예외상황까지 명시해야 한다. AI도 마찬가지다. "마케팅 전략을 짜주세요"보다는 "30대 여성 타깃, 예산 500만 원, 3개월 캠페인 기간 조건으로 소셜미디어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단계별로 제시해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게 훨씬 유용한 결과를 가져다준다.
요청의 맥락도 중요하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위해 이 정보가 필요한지 설명하면 AI가 더 적절한 답변을 준다. 예를 들어 "신규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는 5년 차 PM으로서 위험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싶다"라고 배경을 설명하면, 단순히 일반적인 위험요소 목록이 아니라 해당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체크리스트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소통 방식은 팀원들과 일할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이 AI 시대의 핵심 스킬이 되고 있다.
AI를 쓰면서 계속 드는 고민이 있다. 직접 경험해 보는 것과 AI로 빠르게 결과를 얻는 것 사이의 균형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 인터뷰를 할 때,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사용자의 미세한 반응이나 말투에서 얻는 인사이트가 있다. 하지만 AI로 기존 인터뷰 데이터를 분석하면 패턴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둘 다 중요한데, 시간과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다.
5년 차가 되면서 이런 고민이 더 깊어졌다. 신입 때는 무조건 직접 해보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효율도 중요하다. 팀의 성과와 개인의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요즘은 이런 기준으로 판단한다. 처음 접하는 영역이거나 핵심 역량과 직결되는 업무는 직접 해본다. 반복적이거나 보조적인 업무는 AI를 활용한다. 완전히 명확한 기준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구분하면서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균형감각이 중요할 것 같다.
개발자, 디자이너와 협업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정확한 요청'의 기술이다. 개발자에게 "사용자 경험을 개선해 주세요"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까요?"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디자이너에게 "더 예쁘게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어떤 느낌의 예쁨을 원하시나요?"라고 묻는다.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내 요청이 얼마나 모호했는지 깨달았다.
AI와 일할 때도 똑같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요청일수록 유용한 답변을 받는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사람이든 AI든 내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는 능력이 곧 업무 효율성과 직결된다.
AI 도구들이 일상이 된 지금, PM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은 여전히 사람이다. AI를 잘 활용하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의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