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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에서 공부를 멈출 수 없는 이유

2025년 7월 29일 화요일의 기록

by 그라데이션

ChatGPT 등장 이후 1년,

또 얼마나 많은 것이 바뀌었나


IT 업계의 변화 속도는 정말 빠르다. 6개월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기존 도구들도 계속 업데이트된다. ChatGPT가 등장한 지 1년 조금 넘었는데 벌써 GPT-4, Claude, Gemini, Perplexity 등 수많은 AI 도구들이 나왔다. 각각 특성도 다르고 활용법도 다르다. 노코드 툴들도 계속 발전해서 예전에는 개발자가 해야 했던 일들을 이제는 비개발자도 할 수 있게 되었다. 피그마에 AI 기능이 추가되고, 노션에도 AI가 들어가고, 슬랙에도 AI 요약 기능이 생겼다.


1년 전만 해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단어조차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업무 필수 스킬이 되었다. 개발 방식도 바뀌고 있다. GitHub Copilot 같은 도구로 코딩 속도가 빨라지면서 개발자들의 업무 패턴도 달라졌다. 디자이너들도 Midjourney나 DALL-E 같은 도구를 활용해서 작업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런 변화들이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나는 게 아니라 몇 개월 안에 일어난다. 그래서 잠깐만 공부를 쉬어도 뒤처진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6개월 전 지식으로는 지금 업무를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




생존이 아닌

성장을 위한 선택적 학습


학습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는 것이다. 예전에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회사에서 잘릴 것 같은 위기감이 있었기에 공부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의 문제로 인식이 바뀌었다. 기본적인 업무는 기존 지식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더 효율적으로 일하거나, 더 좋은 결과를 내거나,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계속 배워야 한다. 이런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큰 격차로 벌어진다.


예를 들어 AI 도구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업무 효율성은 확실히 다르다. 같은 기획서를 작성해도 AI를 활용하면 몇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하면 하루 이틀이 걸린다. 데이터 분석도 마찬가지다. AI 도구를 활용하면 복잡한 분석을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엑셀로만 하면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이런 차이들이 쌓이면서 전체적인 퍼포먼스 격차가 생긴다. 그래서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성과를 위해서 공부하게 된다. 모든 기술을 다 배울 필요는 없지만, 내 업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은 선택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깊이는 못해도

폭은 넓혀야 하는 PM의 딜레마


PM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개발자, 디자이너와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깊이 있게 알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알고 있어야 소통이 가능하다. 개발자가 "이 기능은 API 연동이 복잡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라고 하면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가 "이 컴포넌트는 반응형으로 만들기 어렵다"라고 하면 왜 어려운지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AI 관련 기술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개발자분이 "RAG 방식으로 구현하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할 때 그게 무엇인지 모르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 물론 우리 회사에서는 아직 AI를 적용하기에는 규제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들어본 적은 없다. 아무튼, 언젠가는 마주할 그러한 상황을 위해 완전히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대략적인 개념과 장단점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항상 공부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프론트엔드 프레임워크 트렌드, 백엔드 아키텍처 변화, 디자인 시스템 발전, AI 기술 동향까지 모든 분야를 얕게라도 알아야 한다. 깊이는 못해도 폭은 넓혀야 하는 PM의 숙명이다. 이런 딜레마 때문에 학습 부담이 계속 늘어나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이유는 팀과의 소통 때문이다.





완벽하게 알려고 하지 말고

일단 시도하고 경험하기


학습 피로감을 이기는 나만의 방법은 완벽하게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새로운 도구나 기술이 나오면 일단 써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론을 완전히 이해하고 나서 사용하려고 하면 시작도 못한다.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면 이미 더 새로운 것이 나와있다. 그래서 일단 써보면서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배우는 방식을 택한다.


ChatGPT를 처음 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론을 전부 알고 나서 사용하려고 했으면 아직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단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해서 점점 복잡한 요청을 해보면서 사용법을 익혔다. 틀려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80% 정도만 이해해도 업무에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나머지 20%는 필요할 때 그때그때 찾아서 배우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학습 부담을 줄이면서도 새로운 기술들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완벽주의를 버리고 실용주의를 택하는 것이 IT 업계에서 살아남는 비결인 것 같다.


IT 업계에서 공부를 멈출 수 없는 것은 현실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 내 업무와 목표에 맞는 선택적 학습과 효율적인 정보 수집, 그리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단 시작하는 것, 그것이 변화하는 IT 업계에서 적응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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