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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라데이션 May 19. 2021

길다면 길었던
지난 취준 생활을 되돌아보며

네이버 기획 직무 합격 회고글

서비스 기획 직무에서 일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 지 3년 만에 첫 커리어의 시작을 네이버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거짓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10년 정도 전, 네이버 그린팩토리를 처음 본 후 '저곳에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꿈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나는 IT 기업에서의 커리어 성장을 목표로 삼았고 대학생활 동안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기에, 지난 취준 생활을 되돌아보며 자아실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노력하고 있는 취준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쓴다.



생각보다 많은 각오가 필요했던 취준 기간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한 것은 이번 상반기부터이지만, 지난 하반기 동아리 운영을 하면서도 꾸준히 원서는 지원했다. 운 좋게 최종 면접까지 갔던 경험도 있지만, 부족했던 탓인지 최종 합격은 하지 못했다.

 

상반기 지원했던 기업 리스트


상반기 취업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여태 했던 경험들, 활동들에 자신은 있었지만 '이 시국에 과연 내가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생각보다 많은 회사에 지원했고 생각보다 많이 불합격을 했다.


그럴 때마다 '더 나은 기회는 분명히 있을 것이고, 나를 필요로 하는 회사 하나쯤은 없을까'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어찌 보면 많은 기업에 지원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입 서비스 기획자를 뽑는 채용 공고는 많지 않았고 모든 기업에 지원하기에 앞서 전부 다른 자기소개서, 경험 정리를 하는데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모든 취준생들은 그들 나름대로 목표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 아마 죽도록 노력했을 것이다. 그 노력이 지원하는 직무 및 회사와 얼마나 맞느냐, 맞지 않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조금씩 달라졌을 것이다.


나는 무엇보다도 취업 준비를 하는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정말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거나, 직무이거나   하나를 선택해서 목표를 잡아보자'였다. 그러던 ,  좋게 네이버 채용형 인턴에 합격하게 되었다.


합격 당시 받았던 메일의 일부 (인턴십 참가가 어려울 리가 있나요ㅜㅜ)



1차 면접 당시의 분위기와 받았던 질문들


지원 당시 제출했던 포트폴리오 일부


해당 인턴 지원 시 특이했던 점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자기소개서 없이 오직 포트폴리오만 받는다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인턴 기간이 2주일이라는 점이었다. 자기소개서가 없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역량을 모두 담아낼 수 있도록 구성했고, 내가 해당 직무에 정말 어울리는 인재임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해당 직무가 무엇보다도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1차 면접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면접을 보는 내내 '평가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서로를 알아간다'는 느낌이 훨씬 강했고, 오히려 면접을 보신 리드님들께서 해당 직무에 입사하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할지를 정말 자세하게 말씀해주셨다.


1차 면접은 주로 제출했던 과제와 이를 자세히 물어보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오히려 굉장히 직무와 관련 있는 깊은 질문을 물어볼 것이라 생각해서 직무와 관련 직종에 대한 조사, 그리고 각종 광고 용어들과 사용처, 뉴스들을 많이 공부를 해갔다. 답변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마침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을 하라는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래와 같이 질문했다.


1. 검색/성과/보장형 중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2.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고 했는데, 국내 시장을 해외로 확장할 사용자가 타겟인지 해외 사용자 자체가 이용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인지?
3. 오늘 면접을 보며 부족했던 점이 있는지, 피드백을 반영해서 더 발전하고 싶어서 여쭤본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하는 질문과 하고 싶은 말 한마디는 중요한 한 방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만큼 해당 직무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고, 많이 알아갔다는 점을 적극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정말 궁금하기도 했고 직무와 관련된 관심도 보여드렸기 때문에 더 자신감이 생겼다.


마지막 질문은 약간은 도박에 가까웠다. 함께 서비스 기획 직무 스터디를 하는 지인들과 매주 회고를 진행하던 중 공유되었던 영상을 참고한 질문이었다. 영상은 '내가 오늘 면접에 떨어진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다소 공격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질문이지만, 둥글게 질문을 한다면 내가 오늘 면접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으므로 해당 약점을 마지막 할 말로 잡고 갈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면접에서 마지막으로 할 말을 '오늘 부족한 점이 무엇이었는가?'를 물어보는 영상


다행히 질문을 통해서 그 날의 면접에서 내가 전달드리고 싶었던 내용들을 대부분 잘 전달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답변을 해주셨다. 그리고, 인턴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2주일간의 짧은 인턴 기간과 과제 전형


진행했던 과제 전형의 일부



운 좋게 얻은 채용형 인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죽도록 몰입했다. 아마 짧은 인턴 기간, 대학생활 중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간절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과제는 광고플랫폼 기획 직무 역량을 볼 수 있는 자유 주제였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기획은 범위를 크게 잡아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포인트를 찾아내어 이를 논리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광고플랫폼을 직접 사용하고 주변에 해당 플랫폼을 사용했던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편 사항을 어떤 식으로 개선할지에 대해서 풀어나갔다. 가장 기본적인 초기 기획 도구인 페르소나와 Journey Map, 그리고 유저 인터뷰를 통해서 과제의 당위성을 부여했다.


불편 사항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더불어 어떤 식으로 화면이 흘러가는지에 대한 순서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개선된 화면을 AS-IS와 TO-BE로 나타냈다. 이후, 개선 전 화면과 개선 후의 화면 중 어떤 곳에서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목적성에 따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지 A/B테스트를 실제로 진행하기도 했다.


짧은 기간 동안 해당 과제를 구성하고 진행했기 때문에 분명히 놓치고 지나간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 사용자들의 불편사항이 무엇인지를 바탕으로 과제를 진행했더라면, 그리고 화면 설계나 논리 구조 등을 더욱 탄탄하게 고민할 수 있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과제 발표에 참가하신 각 직무 리드님께서는 좋은 방향으로의 피드백을 해주셨고 실무에서는 이런 식의 방향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인턴 과제 기간이 완전히 언택트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동기들이나 과제에 아낌없는 피드백을 해주신 멘토님들을 직접 뵙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쉬웠다. 그랬기에, 더욱더 전환이 되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시간들이 많았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 백 가지 예상 질문을 고민했던 면접 준비


면접 준비를 하면서 정리한 예상 질문과 답변들


과제 발표 이후 전환 면접 평가 대상자라는 메일을 받았다.


내가 가고 싶었던 기업과 직무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눈 앞에 있었다. 그랬기에 면접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정말 후회 없이 준비해서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때부터 제출했던 포트폴리오, 광고플랫폼과 관련된 내용, 그리고 과제 전형에서 답변을 하지 못했거나 더 자세히 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서 200개가 넘는 예상 질문을 뽑아냈다. 정말 간절했고 또 간절했기 때문이다.


최종 면접에서는 지원자를 떨어뜨리기 위한 질문이라기보다는, 해당 지원자가 입사 이후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와 어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질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끝까지 합격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만큼 친절하면서도, 꼼꼼한 면접이었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상세한 답변을 궁금해하는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되었다. 답변을 전부 하기는 했지만, 면접이 다 끝나고 난 다음에 '아 이땐 이런 답변을 할걸, 아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등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굉장히 초조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받은 최종 합격 메일!


그래서 최종 합격 메일을 받았을 때는 기쁘다는 감정보다는 '다행이다'라는 감정이 앞섰다. 인턴을 하는 내내, 기다리는 내내 앞으로 지원서를 작성하더라도 이만큼 맞는 회사와 직무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만약 최종 면접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회복 탄성력이 당연히 저하될 수밖에 없었고, 또 다른 기회를 잡기 위해 처음부터 원서를 쓴다는 사실이 취준생에게는 너무 막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다행이라는 감정이 지나고 난 다음에는 기쁜 감정이 모든 자리를 차지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기에, 목표를 하나씩 달성하는 대학 생활을 했기에. 어렸을 때부터 기획자가 된다면 네이버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무척 자랑스러웠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입사 이후 신입 사원 라이프가 상이할 수 있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만큼 무언가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 상황에서 아마 나는 최선의 선택을 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다.


입사 이후에도 나는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와, UX 공부와, 데이터 분석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계속해서 발전하고 나아가는 기획자가 되고자 한다. 쓰고 보니 잘 작성된 자기소개서의 일부 같은 회고글이 된 것 같지만 첫 커리어를 네이버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쁜 새벽, 지난 취준 생활을 되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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