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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라데이션 Nov 06. 2021

무엇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도록 만드는가

사회 초년생의 애사심을 자극하는 요소들 6가지

올해가 벌써 2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한지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입사 전에는 주변 사회 초년생들의 회사 에피소드를 들으며 걱정도 참 많이 했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회사처럼 보여도, 일이 맞지 않는다거나 사람이 맞지 않는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힘들어하는 경우를 숱하게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정말 운 좋게도 현재 일하는 것이 너무 만족스럽다. 객관적으로도 좋은 회사지만, 나는 내가 일하는 팀과 업무 그리고 사람들이 좋다는 이유가 더 큰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왜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일까. 아마 많은 사회 초년생이 공감할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력이 되는 몇 가지 이유를 정리해보았다. 

1.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업무를 맡을 때



보통 내 역량이 100이면, 맡은 업무가 120 정도일 때 가장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역량에 비해 낮은 난이도의 업무를 하다 보면 소위 말하는 현타가 올 수 있고, 너무 적절한 업무를 하면 성장하기 쉽지 않을 수 있으며 너무 어려운 업무를 할 때는 한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마다의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업무가 각자에게 맞다고 확답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단순 반복 업무를 하더라도 꼼꼼함이 중요하고 다량의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쪽으로 커리어패스를 쌓아가고자 한다면, 나의 성장과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120-130 정도의 업무를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느껴졌던 것은 아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퇴근 후에도 혼자 꽤 많은 시간을 들여서 플랫폼에 대한 공부를 했다. 경쟁사는 어떤 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지, 우리 회사와 팀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키고자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이 부분은 처음 일을 하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업무에 대한 이해를 하고 난 다음에는 일이 조금씩 재미있어졌다. 하는 일이 전반적인 플랫폼의 구조를 알아야 하고, 관련된 서비스와의 상관관계를 다 파악하고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 업무라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여전했다. 하지만, '아 못하겠다'라는 생각보다는 '아 어렵다, 근데 이렇게 하면 되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업무나 업무 진행을 위해 참가하는 회의에서 알아듣는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느낀다. 어느 정도 지속적인 업무 노출로 인해 시간이 해결해준 부분도 있겠지만, 나의 역량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업무를 단계적으로 처리하면서 일에 대한 자신감도 얻고 전문성도 향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 배울 점 있는 사수와 함께 일을 할 때



사실상 지금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이다. 함께 일하는 선배님이 내가 일하는 분야에 대해서 굉장히 꼼꼼하게 잘 아시고, 협업하는 분들 또한 각자의 분야에서 많은 것을 알고 일하는 것이 즐거워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에게 신입 필터가 씌워져서 일하는 것이 즐거워 보이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업무가 지루해 보인다거나 성장과 연관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시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나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인데, 원하는 답변을 못 얻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았을 때 그 누구에게도 답변을 받지 못하거나 왜 그것도 모르냐는 시선을 받은 적도 없다. 각자의 업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만약 잘 모르거나 담당 업무가 아니라면 관련 업무를 하는 분을 연결해서 어떻게든 궁금증을 해결해주려고 하셨다.


또한, 앞에서 말한 120 정도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사수가 요구하는 업무 수준이 나의 역량과 일치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무턱대고 급한 일이나 너무 쉬운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선배님은 조금씩 업무를 맡기면서 나의 역량에 대해서 파악 해나 가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주고, 거기서 좀 더 생각하고 공부해야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을 제안하면 스스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얻고 있다.


업무적 요소를 제외하고서라도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서도 적절한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워렌 버핏이 했던 말 중, 자기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멘토가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성공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라는 말이 있다. 일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회사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그리고 회사 밖에서 나의 가치와 커리어패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진심 어린 많은 조언들을 참고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금씩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3. 업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함께할 때



취준생 때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는 당연히 '보상'일 것이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컸고, 그 이후에는 회사가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충분한 지원과 안정성을 지원해주었으면 했다. 그리고, 하는 일에 대한 보상이 적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자세히 말하기 어렵지만 금전적인 보상에 대해서는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보상이 금전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복지' 또한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키워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복지 또한 금전적인 보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전자기기를 매우 좋아하고, 새로 나온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평소에도 좋아했기 때문에 회사에 포함된 복지 중 한 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페이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여러 혜택이 존재한다. (웹툰도 자주 본다. 쿠키 100개에 네이버쇼핑플러스 혜택인 쿠키 50개는 정말 잘 쓰고 있다)


내가 이만큼의 혜택과 복지,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만큼 업무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누군가 말하기를, 만약 보상이 적당한데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 보상이 본인을 만족시킬 만큼 많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보상이 회사에 대한 애사심의 전부라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동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4. 나의 업무와 일하는 방식이 존중받는다고 생각될 때



신입이 처음부터 일을 잘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당연히 업무 이해도가 낮을 수밖에 없고, 숙련자들에 비해 느리고 실수도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기가 죽거나 자괴감을 느낄 수 있는데,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끊임없는 동기부여를 받았기에 신입이어도 플랫폼을 기획하는 한 명의 기획자로서 충분히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우리 팀은 일주일에 1번 이상 리더님과 1:1 업무 회의를 진행한다. 처음에는 솔직히 '내가 하는 일이 많지 않은데, 업무 회의에서 공유할만한 결과물을 많이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존재했다. 정말 잘하고 싶은데,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역량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가져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체 플랫폼이 너무 크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이 큰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이런 고민을 업무 회의에서 무심코 꺼냈던 적이 있다. 어쩌면 신입이 할 수밖에 없는 고민이지만 선배님은 굉장히 진지하게 들어주셨으며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평소에 굉장히 닮고 싶고 만약 기획자로 성장한다면 저렇게 성장하고 싶다고 느꼈던 대상이기에, 구체적으로 내가 했던 업무에 대해 인정해주시는 그 말씀이 정말 고마웠다. 


특히, 지금 하는 일이 나중에 어떤 일을 하기 위한 빌드업인지에 대해 상세히 말씀해주시며 했던 말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서비스 기획자는 누구보다도 자기가 맡은 부분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고, 나를 어떤 분야의 담당자라고 소개하며 인수인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리더님보다 더 잘 알아야 하고 그만큼 잘 따라오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이었다. 이후에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좀 더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정말 소심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오고 초기에는 확실히 소극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뿐만 아니라 '기획자'라는 직무가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잡았기에 그 필요성과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기획자가 하는 일이 그래서 뭔데?'라는 질문을 듣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하지만 나는 여태 회사에서 일하며 우리 조직의 기획자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이 없다. 


기획자가 하는 일은 정말 다양하다. 모든 과정에서 중요도는 비슷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파이프라인 설계나 로그 기획 등의 뒷단 기획을 포함하기 때문에 플랫폼의 뼈대를 설계하는 업무를 하고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그 중요성이 더 크게 다가온다. 개발자와 프론트 기획자분들과 함께 소통하고, 그 중간을 설계하는 업무를 하면서 '기획자'의 존재가 무척 필요하구나 라고 느낀다. 이러한 생각은 내가 하는 일에 또 하나의 자부심이 된다고 생각한다. 

5. 함께 일하는 동기들 간의 시너지가 느껴질 때



좋은 동기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도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는 몇 년 만에 신입을 선발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동기들과 함께 회사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가 심해지기 전 출근을 조금씩 했었는데, 그때마다 성격 좋은 우리 동기들은 어떻게 해서든 함께 식사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친밀도를 쌓아갔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지만, 존중하는 방식은 비슷하기에 대화가 즐거웠기에 지금처럼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각자 잘하는 영역이 다르다. 그렇기에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궁금한 점이나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으면 우리는 동기 채팅방에 먼저 부담 없이 해당 내용을 공유한다. 그러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문제점을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각자가 가진 장점을 적극 활용해서, 회사에 적응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 내가 생각했던 굉장히 이성적인 동기들 간의 관계라고 느껴진다. 


코로나 때문에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늘 일을 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 중 한 가지로 좋은 동기들을 꼽고 싶다.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고, 고민거리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회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하게 느껴진다. (이 글도 내 동기들이 보겠지.)

6.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충분한 기대감이 있을 때



마지막으로,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충분한 기대감이 있을 때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업무 자체가 나의 커리어패스와 맞는 경우나 직무의 미래 성장성이 뚜렷한 경우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또한, 내가 충분한 재미를 느끼거나 나의 연차에서 잡기에는 쉽지 않은 기회를 잡은 경우일 수 있다.


여러 요소들이 합쳐져 업무가 '기회'라고 느껴지는 순간, 기대감도 커진다. 그렇기에 일을 할 때도 단순히 업무를 한다는 생각보다 회사의 미래와 함께 나의 미래에도 투자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고, 퇴근을 하고 난 다음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우는 정말 흔치 않다. 일은 일이고, 내 삶은 삶이라고 생각하며 취업을 했던 나조차도 이 부분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느껴지는 요소 중 하나를 발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하루에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그곳에서 의미와 기대감을 찾았을 때의 삶의 만족도는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내가 하는 일이 결국 나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기여한 내용이 어떤 분야의 발전에 적용될 수 있는 기대감만으로도 일하는 의미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같은 회사 내에서도 주변을 구성하는 환경과 업무에 따라서 만족감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나의 성격 자체가 주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그 속에서 만족감을 찾아가는 성향이기 때문에 유난히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일하면서 처음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애사심이 느껴지는지에 대해 정리를 하면서 나는 정말, 너무 운 좋게도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커리어패스를 쌓아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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