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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라데이션 Mar 12. 2022

실리콘밸리의 서비스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독서모임 01]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기획하고 어떻게 개발하는가


최근 지인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IT 분야, 그중에서도 서비스 기획이라는 직무는 끊임없이 관련 분야 지식을 쌓아 업무에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평소에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나 책 한 권을 온전히 시간을 투자해서 읽은 지가 좀 오래되었다는 생각과, 계기를 마련한다면 좀 더 책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독서 모임은 매월 1권 이상의 책을 읽고, 발제자가 특정 주제를 제안하면 읽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함께 자신의 업무 내용을 녹여내서 의견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첫 번째 독서 모임에서 읽었던 책은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기획하고 어떻게 개발하는가]라는 도서였다.



1월의 독서 : 내용 간단히 정리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일을 하는지에 대한 예시와 방법론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었다. 사용자를 고려하는 방법이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방법, 일과 나를 일치시켜서 오너의 마인드셋을 가져가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당시에도 '일'과 '나'를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내가 하는 업무는 내가 담당하는 프로덕트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었다. 해당 도서를 읽으면서 어느 정도 그러한 고민이나 일하는 방식에 대한 방향성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총 3가지 주제에 대해서 각자 책을 읽은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안 주제 1 :
일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자세와 삶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나요?

5가지 주제에 대한 간단한 요약


[챙길 부분은 챙기고, 얻은 것은 동력으로 활용하자!]


개인적으로 가장 유익한 주제였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일'과 '나'를 얼마나 일치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최근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떨어져서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 내 인생에 있어서 '일'이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지, 나의 성장과는 어느 정도 같은 주파수로 가져가야 할지 등 어느 정도 업무의 범위에 대해 알게 되니 그다음 스텝을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다.


기획 내에서도 PM인지, PO인지, UX를 설계하는 사람인지, 혹은 리서처나 분석가 등 각자의 역할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기획자요!'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 그래서 어떤 일을 하나요?라고 했을 때 동일한 답변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이 주제를 통해서 각자 본인의 업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어떤 부분을 더 공부하고 어떤 역량을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피어 프레셔라, 주변 동기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많이 배우면서도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듣기만 했을 때는 전쟁터가 따로 없지만 그들은 그 속에서 자신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경쟁력을 가질지, 어떤 부분을 더 공부하면 좋을지, 스스로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효율을 낼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곤 한다. 나는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나와 일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양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는 내가 하루에 집중할 수 있는 가장 황금 시간대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또한, 회사에서의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직무나 분야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발전을 논해야만 한다. 이 두 가지 사실은 '나'와 '일'을 분리시켜 생각했을 때는 부담으로 다가왔던 적이 있다. 퇴근하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고, 그 일을 하다 보면 모든 것에 완벽히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번아웃이 조금씩 올 수밖에 없었고 그동안 나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무력감을 느꼈다. 


결국 회사의 성장은 나의 성장과 직결된다. '회사를 내가 반드시 키워내야지!'라고 하기에는 내가 가져갈 수 있는 role이 많지는 않지만,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하고 내가 고민했던 것을 도입시켜 결과물을 내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일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고 나니,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와 삶과 일에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배분해야 할 지에 대한 답이 나왔다. 그렇게 꽤나 오랜 기간 동안 고민을 했던 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제안 주제 2 : 
기획이라는 단어 안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고, 업무를 하는데 데이터와 얼마나 가까운가요?

데이터와 관련하여 정리한 내용


[사용자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 방법은?]


서비스나 플랫폼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용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용자의 생각이나 서비스 내에서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해서 기민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검색'과 '키워드'라는 명확한 사용자 의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퍼널 등을 활용하고 있지는 않지만(이 부분이 늘 아쉬움으로 자리하기는 한다) 어떤 위치에 어떤 목적으로 어떤 기능을 넣어야 사용자가 목표로 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많은 고민을 하곤 한다.


서비스나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곤 한다.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곤 했는데, 책에서는 고객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통계 기법들과 이를 의사결정에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두 가지 화면 중 더 나은 화면을 선택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AB테스트이다. 하지만, AB테스트만으로는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경우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럴 때는 더 많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 p값을 활용하여, 더 낮은 실험의 결과가 더 믿을 수 있다는 객관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 외에도 GA나 어블레이즈 등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다양한 툴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툴을 활용하든, 사용자 데이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파악하고 분석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목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SNS를 하다 보면 내가 데이터에 관심이 더욱 많아져서 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PM-데이터 관련 강의들이 눈에 띄곤 한다. 시간이 된다면 국내 서비스와 플랫폼에서는 PM이 어떤 데이터를 보는 역량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강의를 들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제안 주제 3 :
기획자로서 생각하는 회사 서비스(사업)의 성장 곡선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현재 어떤 지점에 위치해 있는 것 같나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성장 곡선 관련 내용



내가 담당하고 있는 프로덕트는 이미 10년 이상의 성장을 겪었고, '광고'를 떠올리면 가장 많은 광고주들이 이용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회사 단위로 보면 지금도 끊임없이 트렌드를 반영한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있고, 그 서비스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사용자가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속해있는 조직의 플랫폼의 경우에는 신규 타겟 사용자가 유입되기에는 변화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위의 성장 곡선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의하자면, 선형 성장을 이뤄냈고 현재는 후기 다수 수용자와 지각 수용자가 주요 사용자층이라고 할 수 있다. 앱 지면에 자신의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수단 중 하나로 우리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고, 새로운 영역에 상품을 노출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나 '플랫폼 + 광고'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반응형 광고나 사용자의 타겟팅을 더욱 세분화시키는 광고, 혹은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형태의 광고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검색 광고라는 시장 환경상 그러한 시도를 하기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그럼에도 탄탄한 사용자가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기술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것보다는 꼼꼼하고, 논리적이면서도 문제없이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업무를 하기 전에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현재 나는 로그 데이터나 지표를 다루는 업무를 맡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데이터'란 유저 플로우나 퍼널 등을 통해서 어디에 어떤 기능을 추가하면 좋겠다! 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 '데이터'를 보기 위해서 필요한 설계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플랫폼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업무이자 나 또한 신입 기획자가 하는 업무라기에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내가 맡고 있는 업무 범위 내에서 플랫폼 전체가 지향하는 성장을 조금씩 이어나가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일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었고, 새롭게 도입하는 여러 프로젝트들이 어떤 목적의 성장을 이루고자 하는지 고민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제발 입사만 시켜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곤 했다. 입사 후 거의 1년 정도가 지난 지금은 더 많은 것을 고민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치 고등학생 때는 입시 하나만을 목표로 달리다가, 막상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어떤 것부터 어떻게 해냐가야 할지나 결정해야 할지 방향을 잃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자유롭게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고 그 길은 내가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것은 동일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독서 모임을 처음 했던 목표는 책을 많이 읽어야지! 였는데, 막상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기획자들과 다양한 주제로 깊은 토론을 할 수 있고 그들의 직무 도메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었다. 매월 1번씩 진행되는 독서 모임 기록은 이렇게 조금씩 남겨보고자 한다. 좋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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