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직접 써보고 적는, APP로 보는 중국. 대륙에서만 돈 되는 서비스
중국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길거리 어디에나 널린 자전거를 보았을 것이다.
주황색, 노란색, 하늘색, 초록색 등등 기본 자전거부터 전동 자전거까지, 이는 중국의 O2O와 공유경제서비스를 대표하는 성공사례 중 하나이다.
사실 이 토픽은 중국에 관심이 있거나 왕래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미 오래된 이슈, 익숙한 서비스이다.
※ 기본 소개
- 해당 서비스의 자전거가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QR코드 찍고 바로 탈 수 있는 공유경제서비스
- 서비스 별 보증금
모바이크 : 299원(약 55천 원)
오포 OFO: 99원~199원(약 15~35천 원)
- 한 번 자전거를 탈 때마다 30분~1시간당 최소 1원(170원) 이상 지출
(각 서비스별 비용 상이)
이렇게 좋은데,
왜 한국에서는 자전거를 안 탔을까?
중국에 와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잠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 적이 있었다. 사업을 하며 사무실 옆에 작게 카페를 운영할 때 자전거를 타고 15분 정도 걸려 출근을 했었다. '아.. 그래서 자전거 안 탔지' 기억을 더듬다 보니 금세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도로에서 타기도 애매하고 인도에서 타기도 애매했다. 차가 없을 때는 도로에서 타다가 차가 많아지면 사람이 없는 인도에 잠깐 올라가지만 인도가 울퉁불퉁하여 금세 내려와 걷곤 했다. 물론 지역, 도로 상황마다의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한 영등포구는 자전거 타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솔직히 서울 자체가 자전거 타기에 적합한 도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형이 자전거에 적합한 도시라면!
위 특성은 중국 내 서비스 분포에도 영향을 미친다. 알다시피 중국은 땅덩이가 굉장히 넓다. 대륙에서 자전거와 전동차(오토바이보다 저렴한 전기동력)가 발전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도 지역 별로 도입에 차이가 있다.
왜냐? 상해는 평지다. 거의 대부분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다. 학교 내부를 제외하고 오르막 내리막을 다녀본 적이 거의 없다.
비행기로 3시간 정도 거리인 충칭에 여행을 갔을 때에는 같은 중국인데도 공용자전거를 많이 보지 못했다.
충칭은 중국의 서쪽 중간에 위치한 도시로 중국의 내륙부터 서쪽 일부 지방은 산과 같은 험한 지역이 많다. 충칭은 이런 고지대에 마천루가 즐비한 분지 지형으로 걷기도 힘든데 자전거를 타고 다닐 리가 만무하다..
그래서인지 모바이크와 오포는 수도인 서울을 버리고 다른 지역을 거점으로 한국 진출을 시작했다. 모바이크는 수원, 오포는 부산이다.
한국식 사고로 보수적으로 관리되는 따릉이보다 소비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중국의 자전거, 과연 시민들이 느끼기에는 어떨까? 아직 한국에서 타보지 않았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 말을 줄이고 사진으로 내 걱정을 대신한다.
중국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
진짜 공유경제인가?
자고로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은 C2C 즉 소비자들끼리 소유하고 있는 것을 공유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탄생 배경이다. 하지만 공유경제라는 미명 하에 중국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서비스들이 과연 공유경제가 맞을까? 기업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B2C 형식으로 운영되는 이 비즈니스 모델은 이전과 다르게 소비자들끼리의 공유가 아닌 기업에서 제공한 것을 공유하여 사용하는 형식으로 변질되었다. 이에 따라오는 문제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C2C(소비자> 소비자) 형 공유경제 모델에서는 중간 채널 역할을 하게 되는 기업이 소비자끼리의 거래에서 수수료를 가져가면서 수익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 소비자에 대한 참여 조건을 걸고 이는 일종의 이용 의식 상향 평준화를 가져온다. 왜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어 누적되면 이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B2C(기업> 소비자) 형 공유경제 모델에서는 기업이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수익을 얻는다. 이 모델에도 소비자가 문제(서비스 물품 상해 등)를 일으켰을 경우 불이익이 있다. 하지만 공유 자전거와 같은 오프라인 서비스의 경우 그 문제를 입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발생하는 문제들이 대부분 영업이익의 마이너스에 직결되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모바이크, 오포 대체 뭘로 돈 벌지?
중국 자전거 앱에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오픈하고 수많은 유저들이 사용한다면 기본적으로 붙는 네이티브 광고가 없다. 고객의 정보를 이용하는 마케팅인 EMS 또는 MMS 등의 마케팅도 거의 없다. 자전거 자체의 하드웨어에 붙는 광고도 없다. 잠시 노란색이 상징인 오포(小黄车)에 귀염둥이 노랭이 미니언즈(小黄人)를 입힌 프로모션이 내가 본 처음이자 마지막 하드웨어를 활용한 프로모션이었다.
돈 굴리기 and 박리다매
기본 서비스 구조만으로 알 수 있는 수익 구조는 두 가지이다. 고객들에게 받는 보증금을 활용한 기업차원의 투자 수익과 이용 시간당 책정되는 소액, 중장기 고객이 활용하는 패키지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이다.
빅데이터로 꾸는 꿈
이미 중국에서는 공유 자전거가 자전거로 돈을 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수많은 중국 일반 소비자들의 이동 동선을 알고 있다. 자전거가 멈추는 상권, 소비 없이 흐르는 길, 자전거 이용 시간대 등 간단히 생각해도 다른 비즈니스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고급 빅데이터 정보가 엄청나다. 금융신용 쪽과의 빅데이터 협업 또한 흥미진진하다. 정보를 가진 자가 돈을 번다. 중국은 이미 빅브라더 시대다.
成功是成功,可是...
과연 이대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강의 등 개인적인 일정으로 7월 초에 잠시 돌아와야 했다. 오포와 모바이크 이외의 공용자전거 회사가 수익구조 문제의 경영악화로 보증금을 되돌려주지 못한 지 수개월째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대로라면 보증금을 충천, 환불받는 것이 아주 쉽기 때문*에 별 걱정은 없었지만 약간의 찝찝함으로 그냥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즐푸바우과 웨이신과 모든 서비스가 연동되어 결제 뿐 아니라 환불도 특히 쉽다.)
6월 말 ofo를 환불 신청하였으나 곧바로 처리되지 않았고 당시 별생각 없었다. 내가 쓰는 ofo 어플이 중국 버전이 아니라 영미 버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중국판 어플에는 보증금 환불신청부터 환불까지 확인받을 수 있는 페이지가 있으나 내 어플에는 refund문의는 메일로 보내라는 공지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다. 2~3주 정도 뒤 우연히 생각난 오포 보증금은 여전히 환불되지 않은 상태였다. CS팀에 메일을 보냈으나 너의 문의가 접수되었고 미안하지만 기다리라는 형식적인 답변뿐이었다.
대체 왜 환불이 안될까?
역시 남의 일은 흥미진진! ^ㅠ^
내 어플 담당 지역(영미권)의 문제인지 ofo 자체의 문제인지 궁금했는데 바이두에 검색해보곤 금세 알 수 있었다. ofo까지만 쳤는데 자동으로 잡히는 검색어가... 'ofo 보증금 환불 방법' 'ofo 보증금 환불 어떻게..' 등 수많은 중국인들이 이미 궁금해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우리나라였으면 어느 회사든 건너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 있어 마냥 웃지만은 못했을 텐데 남의 나라,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흥미진진했다.
바이두를 통해 몇몇 기사들을 찾아보니 확실한 건 알 수 없지만 투자, 합병 등 회사 내부적으로 자금과 관련된 이슈가 많은 건 분명했다.
뭐든 붐이 한 번 일면 거품이 꺼지고, 거품이 꺼지면서 판이 한 번 물갈이된다. 중국 창업 시장이 지금 그런 시기인듯하다. 과연 공유 자전거 업계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다.
잡썰/
개인적인 낭만 중 하나인데 상해에 왔으면 자전거 여행을 잠시 해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여느 도시처럼 상해의 유명 지역도 다들 사실은 그리 멀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면 숨은 명소도 찾을 수 있을뿐더러 아름다움은 한껏 느낄 수 있다.
*생각의 흐름대로 작성되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메일로 조심스레 알려주세요^.~
조언 및 문의 : skrusl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