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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Aug 30. 2018

카카오페이, 위챗 페이 따라가나?

#4 직접 써보고 적는, APP로 보는 중국. 그리고 한국





중국에 고작 몇 개월 있다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그새 바뀐 나의 결제 습관이었다.

한국에서도 주머니에 들어가는 지갑만 골라 쓰던 내가 중국에서는 카드 지갑조차 들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

핸드폰 이외의 물건은 아예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한국에 들어와 길거리 떡볶이를 사 먹으려는데 모바일 결제는커녕, 카드 사용조차 안 되는 그 상황이란.

한중의 소비 매체 차이에 대해 극명히 느낀 순간이었다.



노점상에도 모바일 결제는 기본





중국은 거지도 모바일 페이로 구걸한다며?
手机支付! 그게 뭔데?

카카오 페이에 대해 이해와 고민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모바일 페이에 대한 先이해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중국은 현금 > 체크 > 신용 > 모바일로의 변화가 아니라 현금 > 모바일로 넘어갔다고 할 정도로 급격히 빠른 기술 성장에 적응 한 케이스다. 덕분에 즐푸바오 또는 위챗 페이,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중국 어디에서든 결제를 할 수 있다.


양 서비스는 모바일 페이라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앱에서 보이는 특성은 약간 다르다.


즐푸바오 내 금융 화면



즐푸바오 or 위챗 페이


즐푸바오는 메신저 기반으로 성장한 서비스가 아니라 결제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기획된 서비스라서 그런지 어플 내에 구성 서비스들도 대부분 금융, 재테크의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즐푸바오를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한 위어바오는 우리나라로 치면 모바일 페이 CMA이다. 적은 금액부터 시작할 수 있는 재테크이고 즐푸바오에 남아있는 잔액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금융 프로그램이니 만큼 중국인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아쉽게도 위어바오는 중국인 신분증 인증이 필요하여 외국인 이용이 제한되어 있다.




위챗페이 결제 화면 내부 소메뉴

위챗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국민 메신저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위챗 페이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메신저 앱 내부에서 기존 친구들과 엔빵, 송금, 수령이 편하기 때문에 많이들 사용한다.


그 외의 장점은 두 가지 서비스 모두 비슷하기 때문에 특별히 거론할만한 것은 없다. 둘 다 중국 내 결제가 필요한 모든 서비스에 접목되어 있고 결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정말 쉽게 1초 만에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QR코드 결제, 어플의 경우 결제 시스템이 연동되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핸드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어도 결제는 가능하다. QR코드의 경우 상대방이 나의 코드를 읽어 결제를 청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인터넷 연결과는 상관없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바일이라 발생할 거라 염려했던 문제들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左 즐푸바오 中 위챗페이 右 카카오페이



카카오 페이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에 붙은 금융서비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즐푸바우보다는 위챗 페이에 더 가깝다. UI/UX 뿐 아니라 내부의 모든 기능들 또한 위챗 페이와 더 유사하다.



카드에서 모바일 페이로



 한국 시장에서 모바일 페이의 확산 포인트는 소비 습관 변화와 사용처 확대, 이 두 가지 아닐까?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는 카카오 페이를 쓰는 것이

받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익숙하지 않다 보니 위챗 페이에 익숙한 나조차 사용할 생각이 떠오르질 않는다.


한국에서는 주소비자층(20대 후반 이상)이 신용카드를 쓰다 보니 아직까지는 현금(체크카드 식) 사용으로만 이루어진 카카오페이를 사용하는 것이 큰 메리트가 되지 않는다.


중국은 왜 그렇게 다들 모바일 페이를 사용할까?


 중국은 예전부터 카드보다는 현금을 사용하는 문화로 현재에도 신용카드 보유율이 고작 8%이다. 신용카드 보유율이 8%인데 사용률은 훨씬 못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달 늦게 후 결제하는 시스템과 카드사들의 다양한 혜택에 이미 녹아들어 있는데 갑자기 체크카드 방식의 카카오페이를 바로 사용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아직은 단순히 모바일 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송금, 엔빵 등)를 이용하는 선에서 사용이 그칠 확률이 높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카카오 페이에도 곧 도입될 것이라 생각되는 모바일 페이-신용카드 사용 방안이 한국에서 모바일 페이 활성화의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모바일 페이에 Top-up을 해서 사용하는 식의 서비스는 한국 시장에서의 근본적인 소비습관 변화에 영향을 끼치기 힘들어 보인다.


사장님 여기 카카오페이 돼요?



사실 한국에서 즐푸바오 결제를 시도해본 적이 있다.  

한국도 많은 곳에서 알리페이(=즐푸바오) 이용이 가능하다며 붙여놓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즐푸바오로 물건을 샀을 때 환율은 어떻게 적용하여 결제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여기 알리페이 결제돼요?"라는 질문에 물 흐르듯 결제를 한 적이 없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편의점 등 많은 프랜차이즈들이 알리페이 결제를 붙여놓았지만 매체 교육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도 똑같다. 아직 카카오 페이에 익숙하지 않은 사장님, 알바들이 많다. 초기 소셜커머스 쿠폰을 이용할 때처럼 판매자도 소비자도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과연 카카오페이가 어떻게 대응할까?




중국에서도 항상 궁금했던 부분인데, 모바일 페이를 이용한 거래 시 사업자에게 세금을 어떻게 매기는지 이다. 카드처럼 자동 신고되어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면 계좌 입금이기에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이 궁금증은 카카오 페이에도 직결된다. 소상공인에게는 카카오 페이를 통해 결제 시 계좌로 바로 들어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현금결제와 동일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개인의 계좌를 연결한 경우라면 국가에 신고하지 않고 현금을 빼돌려 세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너무 안 좋은 방향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이 부분은 현재 노점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사실상 동일한 포인트이다. 탈세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생기는 것인데 그 매체가 활성화된다? 모바일 페이가 지금 그대로 방식을 유지하며 활성화된다면 계좌 대 계좌 간의 거래가 활성화된다는 이야기인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 문제를 정부기관에서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을 없을 것이다.


 가장 궁금한 것은 이 부분에 대해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대응방안이다. 핀테크 후진국인 우리나라는 정책 변화를 고려하며 핀테크 사업을 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곳이다.  과연 카카오가 어떤 방식으로 이 어려움들을 헤쳐나갈지 궁금하다.



제도적 문제 외에 더 큰 난관은 수많은 사용처, 사용자가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페이는 궁극적으로 O2O까지 이어지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다른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것도 지금은 자리를 많이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공룡이 된 카카오가 도전장(?)을 내민 것을 시발점으로 모바일 페이가 기본 소비 매체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카카오페이 어디부터 파고들어야 할까



당장 카카오페이 이용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글을 쓰며 잠시 고민해보았다.

강의를 다닐 때에도 나는 당장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거나 바로 소비를 이끌어내고 싶다는 분들께 타깃 세분화 전략을 추천한다. 마이크로 타깃을 활용한 전략은 당장 액션(판매)이 필요한 서비스나 제품에 효과적이다. 왜냐? 모든 것은 가장 관심이 많고 필요한, 가장 사용할 만한 니즈가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확산되는 것이다. 나처럼 모바일 페이에 이미 익숙한 대상부터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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