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 수많은 경험과 노력이 담겨 있다.
성취감을 많이 느낄수록 자신에 대한 믿음도 생기고, 그 믿음 덕분에 더 많은 일에 도전하는 데 주저함이 줄어든다.
스트레스나 상처를 받는 일도 경험이 쌓이면 다음번에는 조금 더 의연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의학 기술과 산업 발전에 의해 많은 일들을 빠르고 쉽게 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나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중간 시대를 살며, 그 변화의 과정을 직접 지켜본 사람으로서, 발전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하나의 주제만 던져줘도 모든 과정을 직접 해내야 했지만, 이제는 주제에 맞는 버튼 하나만 눌러도 자동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좌절도 겪고 성취의 맛도 느껴봐야 사람이 단단해지기 마련인데, 노력 없이 결과만 좇다 보면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 되기 쉽다.
예를 들면, 나는 어릴 적부터 소아비만이었다.
다섯 살 이전의 사진 속 나는 평범한 아이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해 중학교 2학년 때까지 고도비만 상태였다.
예민한 기질 탓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먹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먹는 즐거움은 곧 행복이었고, 그래서 식욕을 참는 일은 나에게 더 큰 스트레스였다.
나를 부르는 별명은 늘 ‘돼지’와 관련된 것이었지만, 그런 말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먹는 일에 집중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무렵, 등하교 길에서 남학생들이 나를 보고 수군대는 느낌이 반복되자 사람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늘 땅만 보며 걷게 됐다.
아마도 대인기피증이 생기기 직전이었을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학교에서는 관심받기 싫어 방학 동안에 몰래 다이어트를 했고, 그 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남들 앞에서 운동하는 게 창피해 집안에서 줄넘기를 수천 번씩 했고, 음식의 유혹을 모두 뿌리쳤다.
그 덕분에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갔을 때, 친구들이 놀랄 정도로 살이 빠져 있었다.
교복이 헐렁해져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이후로도 성인이 될 때까지 꾸준히 다이어트를 이어갔고, 지금도 정상보다 약간 낮은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요즘 다이어트 주사나 약물 광고를 너무 자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너무 쉬운 방법만 찾다 보면 오히려 경각심을 갖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나는 살을 빼는 과정에서도, 이후에도 단 한 번도 약물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지금은 오랜 습관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절실함과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기에 생활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쉽게 얻어지는 결과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
누군가에게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의지하거나, 어떤 일을 해내는 데 있어서 쉬운 방법만 찾다 보면, 그 의지가 결국 ‘중독’으로 바뀌기 쉽다.
빨리 가기 위해 지름길을 찾다가, 오히려 처음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빠른 길을 찾느라 시간을 소모하기보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길을 가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른 방법일 수 있다.
노력으로 얻은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그 과정에서 힘든 삶을 버티는 정신력도 함께 자라기 때문이다.
스스로 해내려는 마음으로 조금씩 실천해 보면, 어느 순간 자신감이 차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무너진다.
경험을 통해 쌓인 힘은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나 스스로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늘려가는 삶.
나는 그런 삶이 오래도록 건강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