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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김나영 Apr 27. 2021

30 < 노동이 주는 땀방울의 의미 >

한 여름,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지켜보기만도 힘겨운 막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의 등짐을 거들어 주고 싶어 질 정도로 안쓰러운 심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은 이력이 붙어서인지 무거운 등짐을 잘도 져 나릅니다.


길가에 뒹구는 낙엽을 청소해 주는 형광 빛의 옷을 입은 미화원을 보면 거리의 천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 년 내내 농사일로 고된 삶을 살아준 농부들 덕분에 나의 몸의, 살이 뽀얘지고 생명력 있는 불그레한 얼굴빛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더 고마운 은인도 없을 것만 같습니다. 

추위 속에서도 앙상한 골격을 드러낸 위태로운 건물에 매달려 벽돌을 쌓고 있는 인부들을 보면 가정을 위해,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우리네 아버지의 고귀한 땀방울이 생각나서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나는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열심히 일해 본 사람만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이 시원하다는 것을 압니다.


노동에는 신성함이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몸소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의 장황한 연설은 탁상공론에 불과해서 그 누구에게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옛말에,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성한 노동의 당위성을 몸소 실천하고, 수고한 대가로써 얻은 것만이 당당하게 자신이 취할 수 있는 것이며, 노동의 가치를 직접 깨달은 사람만이 그것을 취할 자격이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노동은 우리의 영혼과 육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하게 해 줍니다.

노동을 통해 우리의 삶이 더욱 윤택해지기도 합니다.


노동에는 역동성과 일정한 운동성이 있어서 하면 할수록 수월해집니다.

일을 하던 사람은, 하던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쉬게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노동이 바로 삶의 방식입니다.

그들은 노동이 생명을 느낄 수 있는 통로라 여깁니다. 

가장 정직한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노동을 하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자신의 삶이 떳떳하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힘을 쓰는 자만이 그것의 대가를 얻고 어떤 목표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노동을 즐기는 마음으로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노동이라는 말의 의미는, 막노동처럼 거칠고 험한 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의 유지를 위해, 그리고 보다 값진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하는 모든 수고함이 노동에 속하는 것입니다.


노동에는 생명력이 넘쳐납니다.

 우울하거나 의기소침해 있는 사람이라면 종로의 새벽시장이나 부산의 자갈치 시장 같은 곳엘 가보십시오.

그들에게서 역동적인 삶의 에너지를 전해 받게 될 것입니다.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은 사람은 공짜로 세상의 것을 얻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탐욕스럽지 않으며 허황된 꿈을 꾸지도 않습니다.

사리사욕에 눈멀지도 않으며 순수함을 잃지도 않습니다. 

노동은 우리의 마음에 맑음을 간직할 수 있게 해 주고 아름다운 영혼을 지킬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래서 하늘과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러기에 노동이 신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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