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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김나영 Jun 24. 2024

나의 성공을 방해한 것들

성공, 그것을 다시 꿈꾸다 (4)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있어서, 그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공에 대한 고찰 아닌 고찰을 하게 된 이 마당에,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봤는데, 나에게 있어서의 성공 장애물은 한 두 개로 압축할 수 없는 "n" 개의 수많은 그 무엇들이었다. 세세하게 나열하면 상당한 안 좋은 것들을 부둥켜안고 살았지 싶을 정도로 참으로 어이없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것들을 몇 개의 카테고리를 나누어 보니 대략 다음과 같았다. 예컨대, 나의 내면의 감정, 나쁜 습관, 자의적이지 않은 상황, 피할 없는 현실 등으로 분류되었다.


나를 답답하고 지지 부진한 상태에 고립시키고 앞으로 더 나아가지도 못한 채 옴짝달싹하게 만든 것들은 바로, 두려움, 자격지심, 자존심, 의기소침, 게으름, 합리화, 타협, 미루기, 주저함, 타이밍 놓침, 미혹에 사로잡힘, 집중력 부족, 자잘한 취미 즐기며 놀기, 끈기 부족, 시간낭비, 주변의 방해, 생업, 건강, 노화 등이었다. 굳이 자책의 시간을 가져보려 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외부적인 것보다는 내면적인 것이 더 많다는 사실에 회한이 밀려온다.  


그 당시엔 미처 몰랐다가 이제야 깨닫게 된 것들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스스로 어느 정도 감지한 것임에도 마음에서 던져버리지 못하고 고집한 것들도 있다. 그런데 빠르게 흘러가버린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후회하게 만드는 그것들을 최근까지도 몸에 생겨 떼어낼 수 없는 혹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참담한 마음도 든다.




잘못된 타성에서 벗어나려면, 옷장 정리를 위해 모든 옷을 꺼내듯 나의 저 깊은 곳에 숨어 지내던 습관들까지 모두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꺼내놓고 보니 그 종류와 수가 너무 많아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토록 다양한 성공 장애물들이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종의 고질적인 특성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그렇다면 그러한 모든 것을 극복해내지 못한 "의지력 결핍"이 문제였을까. 또 어쩌면 강력한 동기가 되어줄 "절실함 부족"이 나의 발목을 잡았던 이른바 성공 장애물이었던 걸까.


물론 지금까지의 삶이 항상 그렇게 무기력했거나 무의미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삶의 중간중간 그 어는 지점에서는 열심히 달려가기도 했고, 어느 만큼은 뿌듯했으며, 또 어느 정도 이룬 것도 꽤 있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나는 하나의 능선을 힘겹게 넘고는 그대로 주저앉은 채 너무나 오랫동안 물러나 있기를 반복했다. 그야말로 시간이 아깝다며 숨차게 달려가고는 그만 그 자리에서 고꾸라져버리곤 했다. 걸핏하면, 그간의 고생이 무색할 정도로 하염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시기로 접어들곤 하는 것이다.


사실, 몸이 힘들고 지쳐서가 아니라 마음에서 기가 꺾이면 더욱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는 그 흔한 이야기와는 상반되게, 나는 물이 들어올 때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배를 그 자리에 정박하곤 그저 도망치기에 바빴다. 때로는 자격지심으로 인해, 때로는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좀 더 당당히 나아가기를 주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서기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그것이 나의 가장 큰 성공의 장애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자타공인의 성공을 이룬 모든 사람들에게는 저돌적인 추진력이나 끝까지 매달리는 고집스러운 우직함이 있었던 것 같다. 외부에서 바라보기엔 그들이 그저 운이 좋았거나 재빠르게 타협하는 날렵함이 우세했을 것 같지만, 그것은 이미 성공을 한 상황에서 그들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 있다. 엄밀히 말해 그들은 자신의 성공 장애물과 맞서 싸운 사람들이다. 그것을 마침내 이겨낸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과 달리 나는,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도달하기 위해 그 밑작업을 열심히 하고는, 그 바로 아래 단계까지 감사하게도 무사히 안착한다. 그런 후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완성되는 단계에서 나는 스스로 자격지심에 움츠러들곤 했다. 용기 내어 쌩쌩 달려가야할 판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한 상황이 거듭되면서 수많은 기회와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그리고는 온갖 외부적인 핑계와 합리화 속으로 도망치거나 적당히 현실에 타협하며 성공으로 향한 노력에 더는 집중하지 못하곤 했다. 자잘한 놀이에 무심히 젖어들거나 때로는 에너지 소모가 심한 감정에 사로잡혀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지경도 있었다.


그렇게 잠시 조금의 시간을 보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돌이켜 바라보니 너무도 많은 세월이 지나버렸다. 이전에 축적했던 그나마의 것들도 하나씩 하나씩 잃어가며 자신감 또한 잃어갔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서야 부랴부랴 재정비에 나서본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스로 내면을 지배하던 타성을 다잡기 시작했건만, 이제 다른 것이 성공 장애물로 등장을 했다. 처음엔 경제적 어려움과 생업이 발목을 잡았고, 그런 환경에 위축되어 합리화하며 게을렀던 자아가 발목을 잡았는데, 이제는 쇠잔해진 기력이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는, 뒤늦게 성공한들 무슨 소용이냐라며 순리대로 살라고 꼬드기는 태만함 혹은 나약함 마저 성공 장애물 리스트에 합류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모든 것을 소상히 알게 된 이상, 이제부터라도 다시 그 모든 장애물과 맞서 싸우고자 한다. 병의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치료에 힘을 기울이면 된다. 성공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노력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성취감을 얻고 싶은 것이니 만큼, 그날그날의 나와의 약속을 성실히 숙제하듯 해 나가고자 한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다시 성공의 꿈을 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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