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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택 May 26. 2024

포장팀의 5월 미국 유람기

뉴욕에서 LA까지

 아들은 매년 여름방학 시작 전에 기숙사에서 짐을 뺀다. 올해도 5월 그날이 왔다. 그의 짐을 꾸리기 위해 우리 부부는 팀장과 팀원으로 포장팀을 구성했다. 물론 내가 팀원이다. 나는 팀장을 모시고 5월 12일 인천-뉴욕을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 OZ222편을 타고 JFK 공항에 도착했다. 맨하탄 기숙사 인근에 위치한 Moxy East Village에 여정을 풀었다. 나는 박스 포장용 노란색 테이프와 조그만 가위를 챙겨 들고 길 건너 기숙사로 향했다.


뉴욕 NYU의 기숙사 Alumni Hall 정문


 아들은 다음 학기에 LA로 이동하여 공부한다. 이 짐꾸러미들은 어느 창고로 보내져 3개월 반 정도 놓여있다가 8월 하순에 LA 기숙사로 옮겨진다. 저녁 늦은 시간에야 포장을 완료했다. 이튿날 운송회사에 위탁한 후 아들은 기숙사를 나와서 호텔로 합류했다. 다음날 우리 셋은 뉴왁공항(EWR)에서 출발하는 UA2304를 타고 5시간 50분을 비행해 LA 공항(LAX)에 도착했다,


 LA 공항에 도착하여 우버 탑승장으로 향했다. LA는 뉴욕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뉴욕은 예약 차량을 타는 픽업 장소가 손님을 태우러 나온 차량들로 매우 어수선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LA는 우버 탑승장이 잘 정돈되어 매우 여유롭고 평화롭다. 뉴욕은 공항을 빠져 나오는 길에 회색 콘크리트만 눈에 들어와 삭막한 느낌이 강하다. LA는 푸릇한 잔듸와 키 큰 나무들이 파란 하늘과 함께 방문객에게 느긋함을 선사한다.


 South Olive에 위치한 Level에 여정을 풀었다.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고 31층의 3107호를 찾아 들어가니 넓은 식당과 거실이 눈에 들어온다. 베란다로 나가니 2개의 안락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다. 난간을 두 손으로 잡고 다운타운을 바라본다. 오른쪽으로 솟은 높은 건물에 눈에 익은 태극마크가 선명하다. 대한항공? 백팩에서 노트북을 꺼내 확인하니 대한항공의 미국 자회사가 소유, 운영하는 윌셔그랜드센터다. 대한항공은 2017년 6월 73층 규모의 윌셔그랜드센터를 개관하여 호텔 영업과 사무실 임대 사업을 영위한다. 그들의 사업 성과는 차치하더라도 LA 운타운에 우뚝솟은 건물의 태극마크는 그간 열심히 달려왔다는 것을 과시하는 듯 하다. 그 모습이 하도 당당하여 그 뒤에 가려진 어려움쯤은 나설 자리가 없다. 그 자리에서 더욱 오래도록 빛나기를 바란다.


LA 다운타운의 윌셔그랜드센터


 우리는 호텔에 짐을 풀고 K-Town의 진솔식당을 찾아 국밥과 부추전, 그리고 수육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섞어국밥 하나가 25,000원 정도니 비싸다. 한국도 최근 외식물가가 치솟았다. 코로나 이전에 10,000원이던 우영관 곰탕 한그릇이 지금은 15,000원이다. 하지만 뉴욕과 LA의 외식물가에 비하면 국내 외식물가는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진다.


K-Town의 맛집 '진솔국밥'


 LA K-Town의 모습은 30년 전과 다름이 없다. 아무것도 변한 것 없이 세월만 하염없이 흘렀으니 그곳은 그때 보다 더 허름하고 초라해 보인다. 그 사이 한국은 많이도 변했다. 30년 전이면 마곡지구는 벌판이었고 지금의 판교테크노밸리도 없었으니 무섭게 변했다. 오랜 세월을 겪었지만 서로 대조적이다.

 

K-Town의 어느 모퉁이


 뉴욕이고 LA이고 거리에서 홈리스를 목격하는 것은 이제 다반사다. LA 다운타운의 한복판에서 걸인의 구걸 행세를 목격하니 불안감마저 든다. 건널목 정지 신호를 받고 정차해 있는 차량으로 걸인이 다가가 사연이 적힌 종이를 차창으로 보이며 금전을 요구한다. 중국 걸인은 QR 코드를 이용해 모바일 송금 방식으로 동냥을 한다고 하니 미국의 걸인보다 디지털 접근성이 높다.


LA 다운타운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 중인 차량에 다가가 동냥하는 걸인


 다음 학기에 공부할 곳과 기숙사 지역을 둘러 보았다. 인근 쇼핑몰 The Grove에 가서 아들이 입을 나이키 반팔 라운드와 바지, 그리고 alo 킷을 샀다. 주변 환경이 괜찮아 보였다. 다음 학기에는 이곳에서 활약하는 여러 Music artist들과 교류하며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10일 동안의 뉴욕, LA 여정을 마쳤다. LAX 공항에서 OZ201에 몸을 싣고 13시간 25분을 비행해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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