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 8초'의 유혹
7월 하순이면 여름철 휴가가 본격 시작된다.
지난 6월 한국교통연구원(2024)이 9,770세대를 대상으로 여름철 휴가 실태를 조사했다.
응답자의 48.9%가 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7말 8초’에 휴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의 단기 주차장은 주차료가 하루 24,000원인데도 주차할 공간이 없다.
지하 주차장의 주차구역으로 진입하는 2차선의 한쪽 차선까지 자가용들로 꽉 찬다.
언제부터인가 ‘7말 8초’가 되면 문 앞에 휴업 안내문을 내거는 가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동네 약국도 미장원도 그렇고 또 짜장면집도 그렇다.
휴가는 우리가 일상과 직장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도와준다.
누군가의 우울증을 완화하고 또 누군가의 웰빙에 도움을 준다.
1786년 괴테는 그의 로마 여행을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 같다“라며 여행의 감동을 표현했다고 한다.
인류는 어쩌면 여행에서 다시 사는 삶의 힘과 지혜를 얻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행 플랫폼 Expedia가 지난 3월과 4월에 11개국 11,58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매년 휴가일이 평균 11일로 조사 대상국 중에 가장 적었다.
그들은 할당된 휴가조차도 전량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직장에서 휴가를 포기하며 바쁘게 일하는 미국과는 달리 프랑스는 휴가일이 많기로 정평이 났다.
한 달 정도의 휴가를 받는 프랑스는 조사 대상국 중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8월에 많은 업체가 휴업을 하고 사람들은 도시를 떠난다.
이것이 그 유명한 ‘France August Shutdown'(프랑스 8월 휴업)이다.
올해(2024년) 1월부터 6월까지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하여 우리나라를 오간 전체 항공 여행객 수는 42,778,330명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전체 항공 여행객의 93.9%까지 회복했다.
국제선 항공 여행객 수가 5년 만에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벌써 잊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과 여행의 패턴을 몹시 흔들었다.
팬데믹 기간 중에 나는 '항공자유화와 항공 및 관광수요'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1988년부터 2021년까지 33년 동안 전년 대비 항공수요가 감소한 해는 모두 여섯 번이다.
감소 원인은 IMF(1998년), SARS(2003년), 미국발 금융위기(2008년, 2009년)와 COVID-19(2020년, 2021년)다.
항공수요의 감소 요인을 보면 모두 금융위기와 전염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제와 질병의 요인은 항공수요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도 팬데믹은 가히 파괴적이고 위협적이다.
미래 팬데믹의 가능성을 예상한다면 국가 간 안전한 항공여행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 COVID-19의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표준과 절차를 제정하고 이를 협력 국가와 상호 도입·적용하는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기술의 개발, 보건위생 시스템의 개선 및 표준 제정, 그리고 국가 간 협력기구를 통해 전염병이 가져오는 항공 및 관광산업에 대한 파괴적 위협을 완화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여름 휴가가 되었으면 좋겠다.